28화 이제는 이곳이 그림자 세상

레드 문!! 레드 썬!

by 야초툰


"늘"은 금빛 하늘 공원에 달려가면서 검은 하늘을 올려보았다.

어두컴컴한 하늘 위로 달이 완전히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지고 있었다. 세상이 어두컴컴한 그림자로 채워지는 개기월식이 시작되고 있었다. 늘은 그림자가 온 세상을 지배한 듯한 하늘을 보며 인간의 세계가 그림자로 사라지길 바라는 김 대표가 정한 그날이 아닐까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이미 그림 자화 된 많은 인간들은 금빛 호수 공원 분수대 앞에서 모여 있었다. 그들은 이제 사라지고 없는 달에 대고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빌고 있었다.


"이제 우리의 시대야!"

"더 이상 누군가의 그림자로 살지 않겠어!"

"우리가 이 세상의 주인인 거야!"


그러자 달이 붉은색이 되어 다시 나타났다.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나타난 것처럼 태양보다 더 붉게 그들의 욕망을 닮은 듯 빨갛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 달이 마치 남은 영혼을 모두 끌어당기는 듯이 점점 신기하게 붉게 물들고 있었고, 그림 자화 된 인간들은 마치 최면에 걸린 듯 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다."늘"도 그런 붉은 달을 보고 있으니 그곳이 블랙홀인 것 마냥 끌려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호수공원에서 갑자기 들리는 강아지 짖는 소리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왈왈왈왈"

그 소리가 마치 자신에게 정신을 차리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결국 "늘"은 고개를 흔들며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다. 자신의 주의에 그림 자화 된 모든 사람들이 무엇에 홀린 듯 붉은 달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늘은 그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그들 앞에서 외치기 시작했다.


"주연! 주연!.. 여기 있지? 나야 네 동생 늘! 나 죽지 않았어 살아있어 사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는데.. 미안하다는 말이 우선이겠지? 미안해! 미안해.. 네가 첫째로 태어나서 감당해야 하는 모든 것들을 말이야. 그리고 고마워 나를 늘 지켜줘서 주연 기억나? 내가 많이 아팠던 날 말이야 너는 나를 업고 비가 그렇게 많이 오는데 우산도 없이 미친 듯이 병원을 향해 달려가면서 나에게 말했잖아

"늘! 안돼! 제발 죽지 마! 죽지 마 네가 없으면 난.. 흑.. 흑.. 그래 내가 화풀이할 대상도 없는 거잖아! 그러니까 평생 내가 첫째 할 테니까 그러니까 그러니.. 까.. 제발 혼자 두지 마! 나 무서워!" 사실 그때 열이 너무 나서 모든 기억은 흐릿하지만 그때 그 순간만큼은 정확히 기억해 나는... 내가 필요 없을 것 같았던 네가! 사실 내가 평생 너에게 짐인 줄 알았거든.. 그런데 너에게 필요하다고 말해줘서 정말 기뻤어 그렇게 말해줘서... 주연! 그때는 기억나?"

"늘"이 생각한 그들에게 남은 희망이 서로 밖에 알지 못하는 기억이라는 생각을 한 것 같았다. 아무리 주연이 그림 자화 되었어도 그들 사이에 좋았던 기억들이 바늘이 되어 어둠을 뚫고 빛이 되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늘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나타난 흰색의 두 팔이 툭하고 늘을 호숫가로 밀쳤다. 그 팔에 의해 호숫가로 떨어지던 늘은 사람들 사이에 빛나는 눈빛에서 조 사서를 느꼈다. 그리고 그 사실을 확인 사살을 하는 듯이 사람들 사이에서 아무렇지 않게 섞여있던 "늘"을 향해 조 사서는 싸늘하게 말했다.

"거참 달구경하는데 너무 시끄럽네.."

"아니... 어떻게.."

그렇게 "늘"이 호숫가를 향해 무방비 상태로 떨어지게 되었다.

첨벙

"늘"이 호숫가에 빠져 허우적 대기 시작했다. 있는 힘껏 팔다리를 열심히 휘저으면서 호숫가에 물결을 만들고 있었지만 이미 그림 자화 된 인간들은 "늘"을 아무런 감정 없이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다시 붉은 달을 다시 쳐다봤다. 그림자에게 영혼을 잡아먹힌 인간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늘은 자신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그림자자가 영혼인 인간인데, 그들은 어떻게 저렇게까지 변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때 호숫가 물속에서 나지막한 음성이 들려왔다.

"글쎄... 그건 "늘" 너는 원래 태어날 때부터 그림자와 이미 한 몸이었지만, 인간들은 자신의 몸에 인간의 영혼이라는 존재가 있었잖아. 그런데 그 존재를 그림자가 먹기 시작하자 자신의 몸에 큰 구멍이 생긴 거야 원래 없었던 자리는 모르지만 원래 있었던 곳의 자리가 비었을 때 그 존재가 더 크게 느껴지는 거지.. 그들은 그 구멍을 새까만 어두운 감정으로 채울 수밖에 없었어. 그리고 처음에는 거북했던 그 감정들이 점점 자신들에게 스며들게 된 거야. 처음에 시끄럽다고 느끼던 소음도 그곳에 계속 있으면 아무렇지 않게 되는 것처럼 말이지. 그리고 오늘 지구 그림자가 달을 삼키는 순간 그 어둠이 극대화돼서 그들의 욕망으로 바뀌게 되는 거야. 그리고 나는 그들의 욕망을 저기 하늘에 뜬 붉은 달을 통해서 이제 나에 대한 충성심으로 바꿀 거야 인간 세계의 레드썬처럼 레드 문! 을 외치면 되는 거야 이런... 미안 클클클.. 너는 결국 보지 못하겠구나."

"김... 김... 대표..."

"그래.. 참 어려웠어 너란 인간 하나 잡는데 말이야, 미꾸라지 같은 조 사서는 결국 내 손에 들어왔는데 너는 잘 안되더라고 이제 너도 끝이고 이제 나를 막을 사람은 없어 이제 저곳도 이곳도 모두 내 그림자 세상이야!"


김 대표의 말이 끝나자마자 늘은 자신의 다리를 누군가 끌어당기는 듯이 물속으로 끌어 내려지고 있었다. 팔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몸에는 무거운 추가 달린 듯이 한없이 가라앉고 있음을 느꼈다. 밖에 그 누구도 자신의 말을 들어줄 사람도 그림자도 없다는 생각이 더 늘의 몸을 더 차갑게 얼어붙게 만들었다. 결국 자신의 야심 찬 계획에도 불구하고 주연도 자신의 음성을 듣지 못한 것 같다는 절망감에 숨이 턱 하고 막혀왔다. 그리고 이내 아득해지는 "늘"의 의식도 주변의 비추던 불빛도 점점 희미해져 갔다.

"주연...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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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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