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나이 많은 사람들을 보며 난 어른이 되면 저렇게 행동하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 했던 적이 있었는데, 결론만 말하면 난 그렇게 되지 못한다. 세상을 잘 모르던 시절, 어른들의 말에 속았었던 것 같다. 꼰대 같다는 조롱에 ‘니들도 나이 들어봐라. 다 그렇게 되는 거야.’라고 말하곤 했던 그들, 난 불혹의 나이가 지난 후에야 겨우 알게 되었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그 때의 그들처럼 절대 되지 못할 거라고.
내가 아는 꼰대들은 나이와는 상관없다. 어렸을 적엔 몰랐던 사실이다. 나이 젊은 꼰대도 세상에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니들도 나이 들면 다 이렇게 된다.’며 자신을 변호하기 바빴던 그들은 사실 원래 타고난 성격이 그렇거나. 어려서 그렇게 성격이 완성되었을 거다. 사실 사람의 성격이나 취향은 바뀌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7살 때의 감정, 17살의 감정을 아직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중요한건, 인간의 성격과 도덕성은 이미 7세 이전에 완성된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꼰대가 되었다고 말하는 그들의 주장처럼, 인간은 7세 이후에 쉽게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간혹, 인생에 무언가 큰일을 겪었거나, 큰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거나 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난 아직도 청소년기의 감정이 남아있다. 물론 그때처럼 철딱서니 없는 행동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확실히 시간이 갈수록 성숙해지긴 하는가보다. 하지만, 사람의 생각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거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어렸을 적 난 할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할머니는 트로트를 좋아했다. 그때 난 당연히 나이가 들면 트로트가 좋아지나 보다 하고 생각했으나, 전혀, 어림도 없는 일이다. 난 어려서부터 꾸준히 발라드를 좋아했고, 여전히 발라드를 좋아하니 말이다. 나보다 세 살 많은 나의 언니는 아이돌 댄스음악만 듣는다. 그냥 할머니는 트로트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던 것뿐이다. 요즘 나보다 젊은 사람들이 트로트에 빠진 사람이 있는 걸 보면 내 생각이 확실하다.
살면서 누군가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이 있었으나, 그들은 나의 바람대로 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그들에게 꼰대가 될 뿐이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나는 ‘인간답게’가 아니고 ‘사람처럼’ 살고 싶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내가 꼰대라고 생각했던 그들도 그랬으리라. 가끔은 인간답게 말고 사람처럼 살고 싶었을 거라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선 인간답게 살기위해 사람이길 포기하는 일상이 자연스럽지 않은가. 언젠가 인간으로 산 세월보다 사람으로 산 세월이 더 길어질 때, 비로소 행복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