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잘못 만난 탓

18화

by 김소연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적정한 체중을 가지고 있다. 어릴 때부터 이어지는 식습관과 생활환경으로 인해 이미 몸은 자신의 적정 무게를 기억하고 있는 거다. 그래서 어느 날 하루 과식을 한다고 해도 자고 일어나면 대부분 다시 그 적정체중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런 이유로 다이어트를 하고자 하는 사람에 적정체중이란 건 아주 힘든 경험이다. 이 적정체중으로 인해 먹어도 쉽게 살이 찌지 않지만, 안 먹어도 쉽게 살은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다이어트의 본래의 의미는 적정체중을 유지하여 건강해지려는 행위이지만, 내가 아는 한 우리나라에서 다이어트라는 말은 체중을 줄이는 것으로 쓰인다. 이어트라는 말은 건강보다는 외모를 중시하는 사람들에 의해 체중을 줄인다는 위미가 부각되어 쓰이기 시작한 거다. 래서 재 다이어트라는 말은 본래의 의미인 건강에 대한 염려를 하지 않은 채 쓰인다.


한 리서치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저체중인 사람보다는 과체중인 사람이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하는데, 다이어트라는 본래의 의미에 근거한다면 너무 마른 사람이라면 살을 찌워야 강에 대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너무 말라서 살을 찌우고 싶다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지 않은가. 지금의 시대는 날씬한게 미의 기준이다. 그리스로마신화의 아름다운 여신들은 지금 사람들이 선호하는 몸과는 다른 통통한 몸매를 가지고 있는데도 말이다.






비단 외모만 변한 것은 아니다.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요즘 가요계에는 순위를 역주행하는 노래들이 있다. 발매된 지 오래된 노래들이 순위에 올라오거나 예전에 유행했던 노래들이 다시 유행하는 거다. 그 노래들은 언제 들어도 좋은 노래들이지만 시대를 앞서간 노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려서부터 인기 있는 아역배우도 있지만, 오랜 기간 무명생활을 한 배우가 어느 날 갑자기 유명해지는 그런 상황처럼 말이다. 사실 오랜 무명시절 이후, 어느 한 작품으로 유명해진 배우가 운이 좋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들은 오히려 그 이전에 시대를 잘못 만난 운이 나쁜 사람이었던 건 아닐까.


당장 되는 일이 없다고 세상 탓을 해본 적이 있었지만, 그런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내 몸이 내 체중을 기억하는 것처럼 나는 언제나 내가 살던 대로 살아가게 될 테니 말이다. 사람의 성향은 쉽게 바뀌지 않고 어느 한순간 유명해지거나 돈벼락에 맞는 일 따위는 흔치 않다. 그러니 타인과 비교를 하며 나는 뭘 해도 안 되는 사람일거라 자신을 자책할 필요가 없다. 사람마다 운이 오는 시기가 다를 뿐, 누구나 인생에 두세 번의 기회는 있게 마련이다. 너무 빨리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아직 남아있는 게 훨씬 나은 것 아닌가.



“내가 보잘 것 없다 생각되는 건 아직 내 시대가 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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