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소연 Feb 04. 2023

일관적이지 않은.


네가 예전에 그랬잖아?

그때는 그랬으면서 왜 지금은 달라졌어?

왜 사람이 일관적이지가 않지? 이상하네.


어쩌겠니. 사람 마음이 매일 다른 걸.

나도 나를 잘 모르겠는 걸.





요즘 유행하는 MBTI라는 것.  MBTI는 한가지 성향으로 정의 되지 않는다. 대부분 INFP가 나오지만 특별한 상황에서는 INTP가 나온다. 그때그때 다른 나의 성향, 그게 모두 나이다.


대체적인 분위기, 평온한 상태에서는 INFP, 화가 나거나 우울할 때는 INTP이다. 그러니 지금과 다른 가정환경에서 생활했다면 나는 대체적으로 INTP가 되었을 거고 아마 전혀 다른 유형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MBTI는 타고난 성향이라기보다는 자라환경이나 지금의 심리상태라고 하는 편이 맞다. 내 경우엔 F인 성향에서 타인을 배제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T가 된다. 내가 나를 살피기도 힘든, 지금 내 심리는 INTP이다. 화가 난 건 아니니 조금 우울한가.


에세이에 대해 정의한 글에 의하면, 작가는 어제와 오늘의 글의 내용이 정반대도 상관없다고 한다. 에세이를 쓰는 작가는 논문을 쓰는 박사님이 아니다. 세상 어느 것도 내 삶도 증명할 필요가 없다. 어제와 오늘을 살아가는 그때의 감정을 담는 게 에세이다. 주변환경과 내 감정의 변화로 얼마든지 어제와는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으니 글감이 없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어제는 햇빛이 눈부셔 싫었고, 오늘은 햇빛이 따스해서 좋았다. 나는 소심하지만 어느 상황에선 대범하고, 집순이지만 가끔 여행을 가고 싶고, 우울증이 있지만 때로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언젠가 대부분의 우울한 날이 주로 행복으로 채워질 수도 있다.


지금은 이게 맞고, 그때는 그게 맞아.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영화처럼.


생각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흐르면, 그렇게 되겠지. 나는 예전엔 그런 사람이었고, 지금은 이런 사람이고, 미래에는 저런 사람이 될 테니까. 달라진 게, 그게 틀린 건 아니잖아.

작가의 이전글 다정한 거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