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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연 Dec 04. 2020

색에 대한 느낌_사랑연습

어떤 색에 대한 느낌은 그 색 자체에 있지 않다.



각자의 색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간혹 빨간색은 정열적이라던지, 노란색은 귀엽다던지,

초록은 싱그럽다던지.. 이런 얘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정말 그 색을 보는 사람들은 모두 특정 색을 그렇게 느끼고 있을까?


사람들의 이상형은 모두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귀여운 사람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들은 섹시한 사람을 좋아한다.

그런데, 그 사람들의 색은 어떨까?


색에 대한 느낌은 학습으로 이루어지는지도 모른다.

아주 어렸을 때 아이들의 그림에선 3가지 이상의 색을

찾아보기 힘들다.

나무도 집도 자동차도 모두 한 가지 색으로

칠해도 아이들은 그 그림에 대해 행복하다던지

슬프다던지 재미있다던지

그런 느낌을 잘 표현해낸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그림에 채색을 요란하게 하게 된다.

바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그렇다.


여름 나뭇잎은 초록빛으로

나뭇잎은 빨간빛으로...

그래야 싱그러운 여름 햇살과 쓸쓸한 가을 햇살을

구분해 낼 수 있다고 배웠을 것이다.


여기에서 오류가 있다.

초록색은 싱그러운 색, 빨강은 잘 익은 색.


실제로 색맹 환자들은 초록색과 빨간색을 구별하지 못한다.

색맹 환자들이 보는 초록색과 우리가 보는 초록색은

다르지만, 우리는 어려서부터 초록색은 싱그러운 색이라 배웠다. 색맹 환자들도 우리와는 다른 초록을 보며 싱그러운 색이라 생각하고 있는 걸 보면 색에 대한 느낌은 그 색 자체에 있지 않은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색상의 안경을 낀 듯하다.

그 안경은 색상뿐만 아니라 각자 다른 굴곡 도수까지 포함해 세상을 모두 같은 시각으로 보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좋은 것은 더 좋게 나쁜 것은 더 나쁘게

본래의 색과는 다르게 판단을 한다.


색이 진한 것일수록 마니아층과 극혐 하는 층이 생기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거다.

모두 자신이 배운 대로 자신만의 기준으로

그 색을 판단하니 말이다.


누구나 자신의 색을 가지고 있다.

그 어떤 색도 좋다 나쁘다 할 수 없다.

그저 다양한 색이 존재하는 것뿐,

다른 이의 다른 안경 따위는 생각할 필요 없다.


그럼에도 생각한다. 나의 색은 어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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