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은 다 그렇지? 여자아이들은 소꿉놀이를 좋아하고, 남자아이들은 레고를 좋아하고 그렇잖아? 고양이는 좁은 곳을 좋아하고 사람들은 더 큰 곳으로 이사하고 싶고 말이야. 그건 세상이 정한 가치가 아니고 대부분의 선호가 정의가 되는 거란 말이야. 그러니 의심할 여지가 없지.
보통의 선호도가 정의가 된다면 나는 정의가 될 수 없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고기를 좋아하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라면을 먹지 않는다. 조미료 맛과 단 맛을 극혐 하고, 쓴 맛을 선호한다. 나를 꼭 닮은 아들은 어렸을 때 소꿉놀이를 했다. 보통의 남자아이들처럼 레고에 관심을 가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상실은 타인과의 비교에서 시작된다. 내가 타인과 달라서 내 삶이 정의가 아닐 것 같은 불안감이 나를 좌절하게 한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성실하고 착할 거라는 착각. 열심히 하는 사람이 성공할 거라는 착각. 대인관계가 좋은 사람이 행복할 거라는 착각. 그런 착각이 삶을 좀먹게 한다. 세상이 원하는 가치에 성실하게 임하는 사람이 오히려 더 상실감에 시달린다. 세상에 정해져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나는 우울증이 있지만 죽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데. 나는 유년시절이 불행했지만 부모님을 원망한 적이 없는데. 그런 일반적인 정의가 나를 좌절하게 한다.
당신은 어떤 편견에 맞서고 있나요. 그 문제가 해결되면 행복해질까요. 당신이 행복하지 않을 이유는 무얼까요. 내 생각 때문일까요. 타인의 생각 때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