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meday Dec 31. 2020

2020년도 이렇게 지나가네

20년 12월 31일이 오고야 말았다. 


브런치를 시작한 후 매년 해왔던 것처럼 올해도 2020년을 돌아보는 글을 써보려고 한다. 아마도 코로나와 재택근무로 가득찬 한 해였겠지만 그 어느해 보다도 성실했고, 큰 변화가 있었던 해이기도 하다. (아이러니 하게도) 


코로나로 시작해서 그림과 운동으로 이어진 2020년은, 캠핑으로 이어지고 결혼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다시 코로나로 점철된 한해였다고 할까나. 큰 키워드가 꽤 많다. 이전 처럼 월별로 톺아보는게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이번엔 키워드로 톺아보기로 한다.  


그림

청첩장을 그리려다가 시작된 그림이 아이패드 선물까지 이어져 4개월간 매일 매일 그린 이야기. 뭐가 날 그렇게 성실하게 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5월 이후 흥미가 많이 떨어져 (캠핑으로 옮겨간건가) 요즘은 한달에 하나 그릴까 말까 하는데 처음엔 어떻게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이걸 그저 그 때 그 4개월로 보내버리긴 아쉬워서 다시 그리고 싶은 것을 자꾸만 찾고 있다. 일상툰도 그려보려고 고민 중..

 



운동

작년에 시작한 필라테스를 올해도 계속 했다. 근 1년을 넘게 했다. 그리고 4월 결혼 예정이었어서 2월 쯤 온라인 홈트도 시작했었는데 결혼을 9월로 미루는 바람에 뜻밖에 6개월 이상 꾸준히 했다. 식단도 어느정도 계속 했다. 그러다 보니 건강해졌다. 다행히 살도 좀 빠졌다. 결혼식 이후엔 홈트가 지겨워지고 필라테스 선생님의 사정으로 그것도 그만두었더니 몸이 무거워져서, 요새 다시 요가를 시작했다. 코로나 덕에 한달 가고 못갔지만 유튜브 영상을 보고 주 3회 정도는 하고 있다. 나는 정말 작심삼일의 대명사 였는데 그림에 이어 운동까지 이렇게 꾸준히 하다니 DNA가 바뀌고 있나보다. 



캠핑

2020년은 캠핑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해였다. 5월에 갑자기 시작한 캠핑은, 거의 두 세 달간 매주 우리를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이끌었다. 캠핑 용품 쇼핑은 물론이고 온갖 캠핑장을 다 찾아서 예약했고 매주 달리느라 피곤했지만 그래도 너무  행복했다. 운동 안하던 짝꿍도 캠핑을 다니니까 좀 건강해지는 느낌이라 좋았고 둘이 함께 시간을 더 많이 보내니 더 좋았다. 8월 정도까지 계속 다니다가 9월 결혼준비 + 결혼 이후론 추워서 잠시 멈춤 상태. 내년 2~3월이 되면 또 캠핑장 예약을 시작하리라! 


결혼

사실 가장 처음으로 뽑았어야 하는 키워드, 결혼! 그렇다 9월 27일 드디어 결혼식을 했다. 우리는 많은 것들을  순차적으로 약간은 반대로 진행했는데, 약 10년의 연애를 하다보니 근처에 살다가 같이 살게 되었고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식을 했다. 그러니 9월에 결혼식을 하긴 했지만 정말 '식'이었을 뿐, 우리의 생활은 크게 변한게 없었다. 코로나 때문에 밀리고, 제주도로 여행을 가는 등 정신이 없었지만 또 한편으론 코로나 덕분에 우리 다운 결혼식을 할 수 있었다. 



코로나

코로나! 전 세계 모두의 키워드겠지. 코로나 때문에 잃은 것도 포기한 것도 많지만 코로나 덕분에 알게 된 것 얻은 것 깨달은 것들도 많았다. 여행도 못가고 사람들도 못만나고 결혼식도 어렵게 했다. 하지만 집 안에서 생활하며 '나'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되었고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사람이 되었고 짝꿍과의 대화도 더 많아졌고 원격으로 근무하는 것의 장점도 알게 되었다. 참 애증의 코로나였다. 그래도 깨달은 것은 깨달은 것이고 내년엔 꼭 모든 사람들을 위해 많은 것들이 정상화 되길 바래본다. 


마지막으로 올 한해 가장 많은 시간, 에너지, 열정을 쏟았던, 일. 일을 빼놓을 순 없지. 올 한해만 13개의 독점작을 공개하며 매월 1~2개씩의 작품을 보고 콘텐츠를 만들고 알렸다. 서비스의 이름을 바꾸고 로고를 바꾸는 큰 커뮤니케이션을 하느라 상반기에 많은 힘을 쏟았고 하반기엔 각종 제휴와 미팅, 콘텐츠 콘텐츠 콘텐츠 하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재택과 출근이 3:7 정도의 비중으로 왔다갔다 하다가 11월 들어서 1:9 정도로 바뀌었는데 마침 일은 연말에 아주아주 많이 몰려서 식탁의자 붙박이가 되어 일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애쓴 덕에 어느정도 목표치를 달성했고 다들 많이 기뻐했고 앞으로도 또 많이 달려야 할 것 같다. 개인의 목표치를 달성했느냐고 물으면 그 부분은 아직 생각 중이고 1월에 내게 주어진 숙제일 것 같다. 어느새 이직한지 2년 정도가 되었는데 그때 했던 나의 지향점 등에 대한 고민을 다시 꺼내볼 시기가 된게지. 사실 이렇게 생각한진 꽤 되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고 미루다 2020년이 끝나버렸네. 



2020년은 코로나로 인해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꽤 행복했던 것 같다. 집도 짝꿍도 일도 취미도 마음이 풍족했던 한 해였다. 내년에도 이런 마음으로 풍족한 한 해를 보낼 수 있길, 더 많이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길, 생각에 게으르지 않길, 더 넓은 시야와 현명한 마음을 가질 수 있길 바래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12월 마지막 주, 휴가를 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