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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 기 홍 May 15. 2020

어부의 노래

여명이 걸린 산 정상은

희끗한 머리다.

안개를 이고 있는

호수는 잔잔하다.

어부는 말없이 작은 배를

몰아간다.


출렁이면 딸그락 거리고

흔들리면 굴러가는

빈 냄비의 소란으로

정적이 잠깐씩 숨을 쉰다.

무심히 그물을 내리

아내의 침묵이 무겁다.

지난 저녁

빈 그물을 올리고부터다.


해 질 녘  올리고, 해뜨기 전 리는

일상의 권태. 

보내찾아오는 하루들. 그 안의 시간들.

오래전 노를 저을 때부터

하루를 건지고 내렸건만.

어부의 호수는 덧없는 희망만

빈 그물에 올려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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