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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Jun 03. 2018

페미니즘이 트렌드 맞습니다 (2)

2017년 2월 8일

페미니즘이 트렌드 맞습니다(1) (링크)


재미있게 읽은 뉴욕타임즈 글 (링크 아래)     


무려 내가, 번역 부탁을 받느니 나라를 팔아먹겠다는 내가, 이건 번역해서 올려볼까 잠깐 고려했음. 하지만 기니까 하이라이트 몇 개만 요약하겠습니다. 발번역입니다.     


1월 21일에 있었던 Women's march 여성 행진은 참 여러 가지로 의미 있었다. 진보를 리드하는 이념이 페미니즘이 될 줄이야. 오래살고 볼 일이다 (TM). 여성 행진이라고 하지만 이민자들 환영, 낙태 찬성, 흑인 인권 운동, 반지성주의 타도, 친환경주의 등의 플래카드도 넘쳐났다. 트럼프 반대 분위기가 확실했고 민주당 측 입장이 많았다. 3-5백만의 사람들이 여성 행진에 몰리면서 여성 운동이 이 모든 이들을 페미니즘 기치 아래 품은 셈이다. 여자들이 리드하고 남자들은 '남자도 와도 되나요...?' 라고 물었다.     


클린턴의 선거 패배가 분위기 전환점이었다. (상당한 수의 사람들이) 성차별주의자에 무능력한 남자(라 생각한 이)에게 밀려난 일은 페미니즘에 광역 어그로 뻑큐를 날린 사건으로 받아들여져서이다. 그런데 사실 클린턴은 이번 선거 전까지 페미니즘을 대표한 적이 없다. 2008년만 해도 최대한 여성성을 낮추고 없애는 전략이었다. 그런데 2008년과 2016년 사이에 아주 큰 변화가 일어났다. 페미니즘이 패셔너블하고 트렌디하게 된 것이다. 오바마 정부 말기에는 Jezebel이나 Feministing 등의 페미니즘 블로그가 큰 히트였고 페미니즘 기반의 비평과 서사가 넘쳐흘렀다. 맨스플레인이란 단어가 나온 것이 2008년이었다. 이때부터 나온 페미니즘 화두들은 중산층 여자들이 겪는 경험이 주가 되었다 - 거리에서 여자에게 작업 거는 남자들, 대학교의 강간 문화, 유리 천장, 출산의 자유, 그리고 대중문화에서의 여성의 이미지 등이다. 그러면서 페미니즘은 미국의 여성에게 소비가 가능한 문화가 되었다 - 페미니스트 셀렙 팔로하기, 페미니스트 TV 프로그램 보기, 페미니스트 옷 사기 등등. 그러면서 백 년 전과 비슷하게 소비문화에 영향도 주게 되었다. 백 년도 넘은 1908년에는 서프라제트들을 광고 카피 만드는데 고용했던 회사부터 그 후 십 년간 광고계에서는 여권 신장을 열심히 팔아먹었다. 올드 더치 클렌저는 '지겨운 집안일에서의 탈출', 시리얼은 '요리에서의 해방 선언' 등등. 지금도 비슷하다. 도브는 '어떤 몸매도 다 아름답다' 캠페인을 한 지 좀 됐다.     


연예인들도 이제 너도나도 페미니스트 선언을 하거나, '사실 뭐 내놓고 말은 안 했을 뿐이지 보시면 알겠지만 지금까지 내 활동은 다 페미니스트적이었다'는 식으로 태세 변환도 많았다. 레이디 가가부터 테일러 스위프트, 페이스북의 쉐럴 샌드버그까지 다 페미니스트를 선언하고 각자의 페미니즘을 전파한다. 무려 이방카 트럼프까지 그렇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2016 클린턴은 아주 다른 선거 유세를 펼쳤다. 낙태 이슈에 대해서도 확고했고, 여러 매체의 인터뷰에서도 스스럼없이 페미니스트임을 인정했다.     


페미니즘이 트렌드가 되었고, 클린턴의 선거 운동과 결합하며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그런데 페미니즘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아이콘인 트럼프가 당선이 되면서, 멘붕이 일어났다. 흑인 여성의 94%는 힐러리를 찍었으나 백인 여성의 53%는 트럼프를 찍었다. 백인 여자들에게는 페미니즘보다 인종 문제가, 무슬림 혐오가, 경제 문제가 더 중요했다는 것이다. 여자로서 페미니즘을 부정할 만큼. 한참 동안의 멘붕 끝에, 갈래갈래 찢어져 있던 페미니즘의 그룹들이 여성 행진을 위해 뭉치기 시작했다. 무슬림 여성 단체, 흑인 여성 단체, 히스패닉 여성 단체들도 힘을 합했다...     


하지만 마지막 질문. 페미니즘이 그 여러 반대 세력들을 모았지만 얼마나 오래 갈까? 더 많은 이들을 끌어올 수 있을까? --> 여기까지가 기사.     


그리고 나의 결론.

페미니즘이 트렌드라고 말했을 땐 꼭 좋은 쪽으로 말한 건 아니었다. 트렌디라고 하면 사실 좀 비꼬는 느낌도 있는데, 해외 페미니즘 문화가 패션, 트렌드, 힙한 유행으로 보일 때도 있다. 내가 유색인종으로서, 백인 여성의 얼굴을 주로 하고 있는 페미니즘 운동을 자주 보다 보니 그렇게 느낄 수도. 하지만 어쨌든 트렌드가 맞긴 맞다.


기사링크:

https://www.nytimes.com/2017/02/07/magazine/how-a-fractious-womens-movement-came-to-lead-the-left.html

정말 좋았던 부분은 Sojourner Truth 라는 흑인 여성이 1851년에 했던 말이다 - 

"That man over there says that women need to be helped into carriages, and lifted over ditches, and to have the best place everwhere," she said. "Nobody ever helps me into carriages, or over mud pu
ddles, or gives me any best place. And ain't I a woman? Look at me! Look at my arm!" She rolled up her sleeve to the shoulder. "I have plowed and planted, and gathered into barns, and no man could head me. And ain't I a woman?" - In that moment, Truth shattered an idea of white femininity that had been used to both underpin and undermine the cause of suffrage. As a slave, she had worked in the fields like a man; as a free black woman, she could not rely on the offerings of white male gent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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