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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Y May 18. 2021

[주절주절]야생동물의 운명은 기름에 달려있다

인간은 지방을 원한다

 뉴질랜드 이야기를 끝나고 말레이시아 여행기로 넘어가려는데 시작부터 난관이다. 이름하야 '팜유'...라는 자식때문이다. 예전에 글을 썼을 때는 '팜유로 인해 오랑우탄이 피해를 입는다.' 정도로만 썼는데, 그 정도로만 언급해도 될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왜?


왜 팜유가 인기가 많아지고 널리 쓰이게 됐지?


동시에 고래 기름이 생각났다. 1800년대 중반에 절정을 이루었던 포경산업이 쇠퇴하기 시작한 이유는 고래 기름의 가격 상승과 대체제인 석유 개발때문이었다. 고래는 잠시 숨을 돌렸지만 부메랑은 다시 돌아왔다. 석유 시추를 위한 지진파 탐사가 고래 및 해양생물에 악영향을 준 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http://www.atla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20

https://www.hani.co.kr/arti/animalpeople/human_animal/874069.html


팜유 이전에는 트랜스 지방이 있었다. 트랜스 지방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알려지면서 미국 뉴욕시에서 2006년부터 트랜스 지방 퇴출이 시작됐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health/696587.html


그러면서 찾게 된 대체제가 바로 팜유다. 우리나라도 트랜스 지방을 팜유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1/05/2007010500172.html


팜유에도 포화지방산이 많지만 일단 주목을 받고 있는 트랜스 지방이 아니고 무엇보다 값이 쌌다. 

https://jhealthmedia.joins.com/article/article_view.asp?pno=11867


가격이 낮은 이유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값싼 노동력(착취)과 (다른 식물성 기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배면적당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이 되면 몰려들고 사업은 커지고 그 분야를 거대 기업 및 권력이 장악하게 된다.' 는 아보카도의 사례와도 같다. 


지금 팜유는 마치 암처럼 퍼져 온갖 식품 및 제품에 들어가 있다. 게다가 그대로 표기되는 '트랜스 지방'(국내에서는 2007년부터 의무 표기)과는 달리 여러 가면을 쓰고 자신의 정체를 숨길 수 있다. 아래는 팜오일이 쓴 가면의 이름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식물성 유지'로 표기 된다. 



PKO – Palm Kernel Oil

PKO fractionations: Palm Kernel Stearin (PKs); Palm Kernel Olein (PKOo)

PHPKO – Partially hydrogenated Palm Oil

FP(K)O – Fractionated Palm Oil

OPKO – Organic Palm Kernel Oil

Palmitate – Vitamin A or Asorbyl Palmitate (NOTE: Vitamin A Palmitate is a very common ingredient in breakfast cereals and we have confirmed 100% of the samples we’ve investigated to be derived from palm oil)

Palmate

Sodium Laureth Sulphate (Can also be from coconut)

Sodium Lauryl Sulphates (can also be from ricinus oil)

Sodium dodecyl Sulphate (SDS or NaDS)

Elaeis Guineensis

Glyceryl Stearate

Stearic Acid

Chemicals which contain palm oil

Steareth -2

Steareth -20

Sodium Lauryl Sulphate

Sodium lauryl sulfoacetate (coconut and/or palm)

Hydrated palm glycerides

Sodium isostearoyl lactylaye (derived from vegetable stearic acid)

Cetyl palmitate and octyl palmitate (names with palmitate at the end are usually derived from palm oil, but as in the case of Vitamin A Palmitate, very rarely a company will use a different vegetable oil)


과연 팜유를 먹지 않는다면 오랑우탄에게 도움이 될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거대한 바퀴를 멈출 방법은 팜유가 트랜스 지방처럼 kicking out되고 또 다른 기름이 나타나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다. 그 기름이 팜유처럼 파괴적이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나? 어쨌든, 이 흐름에 제동을 걸 필요는 있다. 


현재 제안된 해결책은 대강 다음과 같다. 


1. 표기를 확실히 한다(이건 분명 할 수 있는 일). 

2. 지속가능한 팜유를 사용한다('지속가능'이 가능하다면 말이지) 

3. 팜유 말고 다른 식물성 기름을 선택한다(다른 식물성 기름은 더 많은 땅을 필요로 함). 


한가지 더 생각해보자면, 팜유 재배 확장으로 인한 열대우림 파괴를 막거나 보전할 방법을 찾아야한다. 지금처럼 오랑우탄의 터전을 밀어버리는 게 아니라. 기업이 파괴 보상 비용을 과연 낼까? 그만큼 가격이 오를텐데. 그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되고...결국 많은 제품 가격이 상승할텐데...


자본주의는 언제나 돈을 따라 흘러가고...도무지 다양성이 생기도록 가만히 두지 않는다. 더 많은 돈이 더 많은 돈을 벌게되는 시스템 속에서 당연하듯 경쟁자들을 파괴한다. 오직 자연만이 다양성을 지키려고 하는데 그마저 하나씩 멸종시키고 있다. 결국 위기가 오면 다 죽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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