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범하다. 그것도 지극히 평범한 편에 속한다. 우리 반 아이들을 보면 그림을 특출나게 잘 그리는 친구도 있고, 달리기가 유별나게 빠른 친구들도 있고, 아 저 아이는 벌써 좋은 대학교에 입학했구나 싶은 특출난 머리를 갖고 있는 친구들도 있다. 그러한 학생들에게 나의 학창 시절을 비추어보면 나는 평범함 그 자체였다.
유별나게 잘하는 게 없었던 나는 어중간한 재능의 소유자였다. 청백계주를 뽑거나 반대항으로 체육시간에 대표를 뽑는 활동이 있을 때면 항상 내 앞에서 순번이 끊겼고, 그나마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공부도 원하는 대학교의 수시 순번이 내 앞에서 마감되는 경험도 있었다. 노래를 잘하는 아이들을 부러워했고, 음악과 미술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아이들은 내가 감히 부러워할수도 없는 통곡의 벽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 나에게 초등학교 선생님은 내가 가진 재능에 딱 맞는 직업이었다. 교대에서 배우는 교육과정들이 다양한 교수법과 수업의 실제 등을 깊이 있게 다루기는 하지만, 그 교과에서 내가 수행해야 할 능력의 수준은 결코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를 지독하게 괴롭혔던 음악 교과의 피아노 졸업시험도 자신 있는 3가지의 곡만 반주하면 되었기 때문에 나의 애매한 재능은 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었고, 지금은 어엿하게 15년차 교직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요즘 들어 자주 드는 생각이 있다. "평범함"이라는 것은 행위나 상대를 어느 정도 낮추는 뉘앙스를 풍기는 말로 쓰이곤 하는데, 과연 이러한 인식이 옳은것인가이다. 특출난 게 없이 평범하다는 것은 반대로 생각하면 모든 것을 평균 이상으로 한다는 의미이기도하다. 이만한 큰 장점이 또 어디있나싶다. 나를 필요로 할 때 그 곳이 어느 분야든지 1인분, 또는 그 이상의 일을 해내는 사람이 어디 흔한가? 더욱이 이러한 마음가짐 속에 나를 더 사랑하는 마음이 싹트기도 한다. 결코 내가 모든 사람들보다 뛰어난 능력은 없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나의 평범한 주춧돌 사이에 미완의 부분들을 채워나가는 과정이 더 의미가 있으며, 그 순간들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우리 반 아이들의 특출남으로 글을 시작했지만 사실 우리 반 아이들 대부분은 평범하다. 오히려 학생들이 가진 그런 평범함 덕분에 밥을 빌어먹을 수 있는 나는, 학생들이 평범함의 가치를 깨닫고 자기를 더 사랑했으면 한다. 학생들이 가진 미완의 돌에 나의 평범함을 덧칠한다면 과하지도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은 빛을 내는 아름다운 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학생들이 가진 평범함이 특별한 평범함이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