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을 고백하는 엄마
결혼이란 오래 같이 살아서 생애를 이루는 것인데, 힘들 때도 꾸역꾸역 살아내려면 사랑보다도 연민이 더 소중한 동력이 된다. 불같은 사랑, 마그마 같은 열정은 오래 못 간다. 왜냐하면 사랑이란 대게 이기심이 섞이게 마련이고 뜨거운 열정은 그 안에 지겨움이 들어 있어서 쉽게 물린다. 연민은 서로를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다. 연민에는 이기심이 들어있지 않다. 그러므로 사랑이 식은 자리를 연민으로 메우면, 긴 앞날을 살아갈 수 있다. 사랑은 단거리이고 연민은 장거리이다. 빚쟁이처럼 사랑을 내놓으라고 닦달하지 말고 서로를 가엾이 여기면서 살아라. [김훈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