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러고 있나, 내 길이 맞나
코로나 위기 속에서, 뉴스는 종종 온라인 콘텐츠들의 수직상승을 다뤘습니다. 극장을 가지 못해 넷플릭스를 이용하고, 집에 있는 긴 시간 동안 소소한 취미 생활을 하거나, 킬링타임용으로 읽기 시작했던 웹툰이나 웹소설에 많은 액수를 지불하기 시작했던 것이죠.
웹콘텐츠를 판매한 플랫폼 회사들은 어마어마한 매출을 일으켰고, 해외에서도 K-드라마, K-웹툰, K-소설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와 더불어 억대 작가, 수십억 대, 백억 대 그 이상까지 수익을 내는 작가님들에 대한 기사도 넘쳤습니다.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기쁜 일이죠.
반면, 이런 현실 기사들을 접하는 웹소설 에디터로서 기쁨은 잠시. 불안과 걱정이 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우리 작가님들, 어쩌나.' 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현실 통장에 찍힌 본인의 저작료를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 소외감, 불안감이 클 거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상위 10프로 이내쯤 작가님들 외에 수많은 90프로의 작가님들이 있다는 사실. 그들은 멘탈을 부여잡아야 했습니다.
집순이로 글 쓰는 시간이 많은 작가님들은, 이미 격리된 생활을 주로 했습니다. 하지만 더더욱 격리된 시기를 지내면서, 흔들리는 건 당연했습니다. 어느덧 이러한 글루미함이 자연스러워진 현실에서, 그 느낌을 곱의 수로 느낀 작가님도 많았을 것입니다.
웹콘텐츠 시장의 청사진 같은 뉴스를 보면서 내 마음은 흔들리고, 자판을 두드리는 손목은 아픈데, 글을 더 잘 안 써지고. 견디는 시간을 버텨내야 했던 많은 작가님들이 계실 것입니다.
이제 어느덧 코로나의 긴 터널을 절반은 넘어선 것 같습니다. 물론 백신까지 맞아야 할 시간이 남아있지만요.
하루를 지내고, 한 달을 넘기고, 일 년을 넘겨 현재에 이르렀네요. 시간이 참 빠르죠?
그렇게 지나오셨듯이, 오늘도 내일도 쭉 나만의 시간을 가면 됩니다. 그러면서 글루미함을 통과의례처럼 자연스럽게 넘기는 것이죠. 당연하게 겪는 반복적인 바이오리듬 변화 가운데 한 과정일 뿐이 아닐까 합니다. 일상은 반복적인 시간이 모여 하루를 이루고, 루틴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최상의 행복함이, 최악의 타이밍을 겪은 뒤 나타나는 것처럼 끊임없이 반복되는 한 과정들일 뿐입니다.
세상에 나만 우울한 것 같지만, 저마다 말로 내뱉지 않았을 뿐, 각자의 시간을 넘겨가며 지내는 평범한 일상임을 잊지 말길 바랍니다.
작가님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약점은, 바로 자신을 질책하는 것입니다.
'저들은 잘 풀리는데, 왜 나는... 이 모양일까. 내 글은 왜 이럴까. 난 작가로 글렀다. 돈 벌기도 틀렸다....'
대체 왜 그러십니까. 그러지 마십쇼!!! 제발~!
작가가 글로써 빛을 보기까지는 단시간만에 빛날 수도 있지만, 몇 년이 걸릴 수도, 몇 년으로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누구나 작가로서의 성공을 꿈꾸며, 첫 펜을 들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공을 꿈꾸며 들었던 펜보다, 훨씬 더 이전에는 그저 '글이 좋아서' 펜을 들고, 자판을 두드리지 않았나요?
자신의 내면을 깊게 들여다보셨으면 합니다. 타 작가와 자신을 비교하고, 시간이 흘러가면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그러한 시간이 반복되고 있겠죠. 불안한 마음이 든 상태로 자판을 두드리면, 글이 잘 써질까요? 오히려 더 글이 꼬이지 않을까 싶네요.
현실적으로, 남과 비교하는 마음을 접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다만, 오늘! 바로 이 글을 읽는 이 시간부터 짧게는 24시간만이라도! 그러한 비교의 마음을 잘라 버리고, 나를 사랑하십시오.
나는 그 누구와도 비교될 수 없는, 사랑스런 존재이며, 나만의 귀한 무엇을 지닌 사람입니다.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을 만들어내기 위해, 나를 칭찬해보세요.
노트북 앞에 진득하게 앉아 자판을 두드리는 내가 얼마나 사랑스럽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