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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빈 시간 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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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Jul 01. 2021

20년 묵은 살림 대청소

버리고 닦고 정리하고..


아버지가 새로 요양원 입소 하신지 한달째다. 4년전 내가 아파서 시골에 있을때는 요양원에서 남자 간병인들에게 짐짝 취급 당했던 경험때문에 요양원 이라면 경기를 일으키셨지만 현재는 자식이 관심을 가지니 요양원 측에서도 자신만 특별대접(?) 해준다고 만족하고 어느정도 적응도 하시는듯 하다. 


아직은 요양원 식사보다 이전 혼자 사실때 인스턴트 식생활과 간식을 고집 하셔서 식비가 이중으로 부과 되고는 있는데 점차 달라진 단체 생활에 적응하실 것이다.


집안에 설치된 손잡이 안전기둥 제거했다.


요양사 아주머니는 빨리 적응 하시도록 가족들이 당분간 무시 하는것이 메뉴얼(?) 이라지만 시스템보다는 사람이 먼저다. 군대 보낸것도 아닌데 무조건 갑자기 시스템만 따르라는것이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심약한 분에게는 너무 가혹한 처사다. 적응 하시면 혼자 우울증 걸려서 고독사로 돌아 가시는것 보다는 24시간 (기저귀 갈아주고) 돌봐주는 사람 있고 단체 생활이 훨씬 볼꺼리(?)가 많아서 자식 입장에서도 한결 마음이 낫다. 


한국의 요양원은 마지막 말년의 노인들에게 현대판 고려장이 되느냐 편안한 말년이 되느냐  운영체가 오로지 세금 뜯어먹느라 수익성을 목적으로 다가서면 가끔 뉴스에서 보듯 비인간적인 시스템이 되기 쉽상이다. 자식들의 관심과 감시만이 위험성을 줄일수 있다



아버지가 요양원에 적응해 가시는듯 한달이 무사히 지나 20여년간 혼자 사시던 집안 수리와 대청소를 시작했다. 여기저기 멀쩡한 곳이 없고 모조리 내다 버려야할 쓰래기가 온 집안에 구석구석 한가득이다.


나이가 들수록 노인 혼자 사는집 가보면 고물상이나 다름없이들 산다. 베란다와 창고에 한가득 쌓여있던 짐들이 과연 무엇일까?..  일회용 비닐 종이 쇼핑백만 수백장에 각종 가전기구들 빈 박스들..  아버지는 세금 안내는 종이 쇼핑백과 비닐 봉지들을 자식에게 유산으로 남겨주실 생각이셨나 보다. 인간 에고의 말년이 어떠하고 무엇을 남기는지.. 그 실체를 확인하게 된다.


다이소에서 파는 3천원 밀짚모자로 올 여름은 '루피' 코스프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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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45 해골에서 출발, 2019년에 50킬로 몸무게  안착하고 나서 작년에 다시 수술 47 에서 또 1년이 흘러 지금은 50+ 다. 살도 조금 더 붙었고 몸 전체 균형이 맞아간다. 요즘은 주위에서 '삐쩍 말랐다' 던 말이  '날씬하다' 라는 표현으로 한단계 순화됐다. 


나는 내가 뱉은말은 꼭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객기로 허언은 하지 않는다. 내장들 없이도 점점 (사회생활이 가능한) 사람 몰골로 돌아갈 것이라는 내 말에 대한 가부 결정은 오직 시간만이 내린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간은 나의편' 이라는걸 말해주고 있다.


내가 옳다면 시간은 나의편이 되어 주지만 옳지 않았다면 뒤통수를 맞는다. 굉장한 원칙을 가진 시스템이 시간이란 개념이다. 에고들에겐 살아 가면서 시간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지혜' 가 필요하다.


요즘은 와인 한잔에 담배는 좀 많이 (한갑Over) 피는편이다.


애초 잘못 설계된 집을 살면서 수리하려면 여기저기 문제가 쉴세없이 터지기 마련이고 땜빵 보수하다가 세월 다 간다. 처음부터 완벽한 설계에 불필요한 짐은 들이지 않는것이 좋다. 살림살이도 낡은걸 버려야 새것들 자리가 난다. 


아직 갈길이 많이 남았고 후반기 시작점에 도달해간다. 삶에서 쓰래기는 버리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 들여야 할때이다. 선택에 따라 흥망의 길이 갈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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