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투성이

어느 자리에선가 피를 왈칵 쏟아놓고 미소를 지었어

by 연어

어제 피를 뚝뚝 흘리며 걷는데

누군가 열심히 뒤에서 따라오며

피를 떡떡 닦아내더라고

뭔가 싶어 눈을 흘겼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어

그런 그가 얄미워

어느 자리에선가 피를 왈칵 쏟아놓고

미소를 지었어

그랬더니

그가 닦던 손을 놓고 달려와

나를 꼬옥 안아주었어

피가 멎을 동안 나는

그제야 마음껏

울 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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