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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어 Apr 16. 2023

피투성이

어느 자리에선가 피를 왈칵 쏟아놓고 미소를 지었어

어제 피를 뚝뚝 흘리며 걷는데

누군가 열심히 뒤에서 따라오며

피를 떡떡 닦아내더라고

뭔가 싶어 눈을 흘겼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어

그런 그가 얄미워

어느 자리에선가 피를 왈칵 쏟아놓고

미소를 지었어

그랬더니 

그가 닦던 손을 놓고 달려와

나를 꼬옥 안아주었어

피가 멎을 동안 나는

그제야 마음껏 

울 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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