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불구불한 골목 어딘가에서 나는 그만 얼굴을 잃어버렸다

모두가 눈보다 하얀 얼굴을 하고서 인사를 한다

by 연어

구불구불한 골목 어딘가에서

나는 그만 얼굴을 잃어버렸다


골목골목 전봇대 밑에 선 사람들이

하나같이 징그러운 글을 토해내고


나도 그 어딘가에서

짙누런 위액의 글을 토해냈다

나는 눈보다 하얘졌다


비 오지 않은 골목에 하수구 뚜껑이

달그락달그락 콸콸거리고

이내 고개를 든 얼굴들 모두 눈보다 하얘졌다


모두가 눈보다 하얀 얼굴을 하고서

인사를 한다

눈보다 하얀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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