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어 Apr 16. 2023

잔잔한 바다

내 안의 뾰족한 별이 춤을 추면 출수록 나는 더욱 잔잔해지는데

나는 웃는 얼굴로 숨을 헐떡여요

낡은 종이를 씹어 삼키다 켁켁거리고요

발끝에 걸린 돌멩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멀리 차 버려요     


동동거리는 발을 눈 안에 숨깁니다

괜찮아요 눈을 안 마주쳤으니

손톱으로 손톱을 뭉개는 일

괜찮아요 손톱은 다시 자랄 테니     


이상해요

어둠 속에 빛나는 빛은 진짜인가요?

빛은 왜 어두울수록 더욱 빛이 나나요?

보기에 어떤가요?

내 얼굴이 정말 빛이 나나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요?     


내 안의 뾰족한 별이 춤을 추면 출수록

나는 더욱 잔잔해지는데

나는 더욱 잔잔해지는데     


잔잔한 바다

늘 멀리서 보이는데

그 미세한 떨림이 온몸을 이루는데    


더욱 가까이 온다면

더욱 가까이 온다면

그런데도 제게 빛이 있나요?  


나는 거짓말로 더 많은 걸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인 걸

아무도 몰라야 해요

솔직한 건 죄악이에요     


솔직한 저는 어느 날 거짓말을 했고

이후 계속 거짓말만 하는 벌을 구형받았어요

매일매일 거짓말을 쏟아냅니다

나의 진심도 모두 거짓말인 걸

언젠가는 모두가 알아야 해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그렇게 싹싹 빌다보면

마음이 편해져요     


나를 정말 미워한대도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그렇게 싹싹 빌다보면

마음이 편해져요     


차라리 저를 미워해 주는 게 낫겠어요

저를 미워해 주세요

저를 흠씬 미워해 주세요

숨을 데가 남아 있지 않을 때까지 숨다 보면

저는 마음이 편해져요


저는 문을 걸어 잠그는 것이 정말 좋아요

그럴 때마다 저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마음이 편해져요     


그 열쇠 바닷 속에 던지고 나면

저는 마음이 편해져요



이전 06화 희(希)미한 사랑의 노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