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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엇이든 씁니다 Apr 08. 2020

빨래

눈부시게 펄럭인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날씨가 좋으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빨래.

오늘 같이 볕 좋고 바람 부는 날, 빨래를 해서 너는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 중에 하나다.    

햇볕과 바람에 뽀송뽀송하게 잘 마른 빨래에서 나는 촉감과 냄새는 어떻고, 눈부시게 펄럭이는 빨래의 모습은 또 어떻고!



처음에 설계할 때 2층 드레스룸과 욕실 라인에 세탁기를 놓으면 어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안 된다고 했다. 동선 상으로는 그게 가장 자연스럽고 편한 게 맞지만 우리 라이프스타일과 배치된다.  


나는 동선의 편리함보다 빨래를 마당에 너는 것을 좋아하기에 세탁기는 무조건 1층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드레스룸과 욕실 라인에 세탁기가 있으면 세탁기가 온 가족의 빨래통이 되고, 온 가족 빨래가 섞여 버리는데 그러면 안 된다. 우리 집은 빨래통 독립 시스템이다. 세 식구가 각자 자기 빨래 통을 따로 가지고 자기 빨래는 각자 한다. 아직 딸의 빨래는 내가 도와주는데, 내가 세탁기를 돌리고 딸에게 빨래를 널게 한다. 그래서 우리 세탁기는 볕이 드는 앞마당으로 바로 나갈 수 있도록 현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게 되었다.


이사 가면 빨래대를 세우고 빨랫줄부터 걸 것이다. 우리 세 식구가 일주일에 한 번씩만 빨래를 해도 일주일에 세 번, 일주일에 한 번은 이불을 널 테니까 산술적으로 이틀에 한 번은 빨래가 널려 있을 것이다. 물론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나 비가 오고 흐린 날은 예외가 되겠지만, 맑은 날 우리 집 앞에는 빨래가 펄럭거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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