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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영 Jan 20. 2024

아이의 댐


여기 피를 모으는 아이가 있다

피를 흘려보내는 일은 너무나 비싸서


산 사람은 살아야지

저 아이가 산 사람으로 보이십니까


숨 쉬는 것에도 값을 치러야 해서

아이는 자꾸만 죽어있었다


사탕 한 번을 받지 못해서

아이는 모든 것이 고픈 죄가 있었고


물은 흐르고 흐르는 것이란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서

아이의 세상은 밖에서 안으로 고였다


아이를 끌어낼 수 없어서

무른 몸을 끌어안고

우리 천천히 밖으로 흐르자 했고


댐을 부숴버릴 수가 없어서

주머니에 숨긴 사탕을 

한 움큼 바다에 뿌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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