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헤어져야 한다
네가 너를 잃지 않도록
누구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너는 생각이 너무 많아"
그 속에 네가 있다는 걸 알면 너는
여름에는 약간의 불면이 심해진다
낮이 길어도
밤이 계속되는
검은색은 무슨 색을 섞어도 까맣지
네가 무슨 색이든
그러니까 알겠지 우리는
헤어져야 해
또 같은 말만 반복하고
슬픈 영화를 고르는 사람에게
아침 6시 뉴스를 추천하면
그렇게 애써도 소용없고
뭐든 깜빡하면 되는 세상이지만
눈을 오래도록 부릅뜨면
눈물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어서
조금 더 멀리, 어둡게 바라보면
역시 나는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지
나를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그래, 검은색은 무슨 색을 섞어도 까맣다
그건 우리가 만날 수 없는 이유고
있는 힘껏 닫힌 척하며
여리고 무른 너를 떠올린다
너를 만나면 참 예쁘다고 해줘야지
그럴 일은 없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