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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영 Jan 23. 2024

까맣고 까만


우리는 헤어져야 한다

네가 너를 잃지 않도록


누구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너는 생각이 너무 많아"

그 속에 네가 있다는 걸 알면 너는


여름에는 약간의 불면이 심해진다


낮이 길어도

밤이 계속되는


검은색은 무슨 색을 섞어도 까맣지


네가 무슨 색이든


그러니까 알겠지 우리는

헤어져야 해


또 같은 말만 반복하고


나는 슬픈 영화를 고르는 사람에게 

아침 6시 뉴스를 추천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애써도 소용없고 

뭐든 깜빡하면 되는 세상이지만 

눈을 오래도록 부릅뜨면 

눈물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어서


조금 더 멀리, 어둡게 바라보면

역시 나는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지


나를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그래, 검은색은 무슨 색을 섞어도 까맣다

그건 우리가 만날 수 없는 이유고


있는 힘껏 닫힌 척하며

여리고 무른 너를 떠올린다


너를 만나면 참 예쁘다고 해줘야지


그럴 일은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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