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슬픔은 나누면 배가 된다고 믿었고 너는 슬픔을 기어이 삼켰다 우리의 이야기는 눈부셨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이 세계가 눈부시다는 의견에 동의했고 너는 눈을 감아버렸다 우리는 세상을 무채색이라 믿었다
나는 세상에는 구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고 믿었고 너는 쉽게 포기했다 우리는 아무도 뛰어들지 않았고 아무것도 지킬 필요가 없었다
나는 차오를까 하면 텅 비었고 너는 찰랑거리는 몸을 이끌고 다녔다 우리는 아무도 흘러내리지 않았다
나는 자주 사랑이 어떠한 것인지 논했고 너는 말하지 않아도 안다고 믿었다 우리는 아무것도 표현하지 않았고 한 번도 싸울 필요가 없었다
나는 언제나 먼저 도착해서 기다렸고 너는 지키지 못할 말 따위 하지 않았다 우리는 큰 소리를 내는 법이 없었다
누군가 불안해하면 빛바랜 종이로 서로를 감싸려 들었고 우리는 안도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우리가 나누는 모든 것은 아름다웠고 그저 아름다웠다 아무도 슬프지 않았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