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이 흐리다 거기는 어때?
날씨보다 네 안부가 맑은
벌써 시간이 이렇게
아주 어린 날에 만났던
우리는 잘, 살고 있을까
그건 잘 모르겠지만 굶지는 않아
어쨌든 나는 오늘도 무사히 퇴근을 했고
다행이다 작게 속삭이는 날들
생일 축하해
누군가 흐린 시간까지 껴안아줘서
내가 또 한 해를 맞이했어
그건 사랑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고
작년 생일에 받은 화분
분갈이했는데 잘 자라더라
새 줄기가 돋아났어
귀찮다고 했지만 사실
애쓰는 것, 너무 사랑스러워서
언제까지 키울 수 있을까
책임은 조금 무서워
나는 일을 하며 배웠어
왜?라는 말을 하지 말아야
그래야만 살 수 있는 세상이라고
미안, 내가 좀 호기심이 많아서
알지? 학창 시절부터 그랬잖아
어차피 여기서 남은 일은 실망뿐이겠지
그래도
왜?
그게 나의 책임인데
알면 알수록 눈가가 흐려지고
그래도
우리 잘, 살아남아서
오늘은 비가 그쳤네, 거기는?
이렇게 인사하자 내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