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색이 있지
지구는 빛을 잃었지만
예술가는 남아 있어
밤낮없이 물감을 흩뿌리는
아직
여기는 지도에 없어
마음껏 쓰러지고 소리쳐도 좋아
참지 않아도 흘러내려서
세상이 말을 걸잖아
괜찮아
흐르는 빛깔을 읽어봐
잎을 잘근잘근 씹으면
초록빛 여우비가 내려오고
비를 맞으며 다정히 울자
입술을 깨물지 않아도
싱그러운 흙에서
6년 전 사랑을 만나고
오늘 너와 나는 묻기로 하자
바닥에는 우리가 모여있고
밟히고 밟혀도
기어이 피어날 거야
하루에도 몇 번씩 넘쳐흐르는
고운 색을 맞을 테니까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