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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울 Yeouul Aug 24. 2022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쓰게 된 계기

브런치는 내가 작가로서 계속 활동할 수 있는 거름의 역할이 되어주고 있다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건 코로나 때 집에서 무료한 시간을 조금 더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서였다. 2020년 코로나가 시작하면서 나는 호주에 왔다. 한국은 비교적 자유로웠을 때 호주는 막강한 락다운에 돌입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나는 할 일 없어 넘치는 시간에 글을 써보기로 했다.




브런치는 작가 등록을 해야 하고 통과가 되어야 정식으로 글을 올릴 수 있다.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것 자체가 장벽이 있어 보였지만 글의 솜씨가 중요한 것보단 글에 대한 진심과 진정성에 초점을 맞춘 심사인 것 같다.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내가 가진 생각을 나름대로 글로 적어 보았다. 무사히 심사에 통과하였고 무언가 떠오를 때마다 가끔 브런치에 글을 올렸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겠지만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가 없었으면 무료한 락다운 시기를 어떻게 버텼을까 싶다. 호주 락다운은 장보기 외엔 외출이 금지되었으며 거리 제한도 있어 가족조차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나는 넷플릭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것이 영화 리뷰이다.




영화를 보고 남은 여운을 글로 끄적이며 브런치에 업로드하였다. 가끔 정말 정성을 다해 올린 리뷰는 상당히 높은 조회수가 나왔다. 그렇지만 내 브런치는 거의 나만을 위한 기록 용도로 사용되었으며 영화 리뷰를 보기 위해 들어오는 몇몇만 내 글을 접할 뿐이었다. 구독자는 전혀 늘지 않았고 조회수 100회가 넘지 않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누군가에게 내 글을 보여준다는 것이 살짝 부끄럽기도 했고 그저 내 글이 브런치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2021년 개인 사정으로 한국에 들어가게 되었고 한국에 머물렀던 11개월 동안 책 두 권을 출간하였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코로나 수혜자? 책 두 권의 작가가 된 스토리>로 브런치에 남겨놨다.







2022년 나는 호주로 다시 돌아왔고 다음 책 출간을 위해 떠오르는 게 뭐라도 있으면 브런치에 글로 기록하였다. 글을 올려도 어차피 조회수는 얼마 되지도 않기에 누가 내 글을 읽겠어! 라는 마음으로 편하게 있는 그대로 나의 이야기를 담아 브런치에 업로드했다.




창작 아이디어는 번뜩 떠오르기도 하지만 반복적인 기록과 행동이 밑거름되어 떠오른 아이디어에 힘을 실어 주기도 한다.







내가 쓰는 글은 주로 호주에서의 일상이었다. 호주에 사는 현재 순간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기 위해 브런치에 나의 호주살이 이야기를 열심히 기록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호주에 오게 된 계기부터 시작하여 호주에 살면서 좋은 점을 써보기로 했다. 매일 하루하루 살아가는 호주살이 이야기도 좋지만 생각해보니 내가 왜 호주에 오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가식 없이 호주에 처음 오게  계기부터 나의 적나라한 이야기를 글에 담았다. 어차피 보는 사람도 없는   그냥 솔직하게 써보자는 생각으로 나의 이야기를 툭툭 내뱉듯이 글로  내려갔다. 호주살이에 익숙해진 현재에는 과거 호주에서의 나를   겨를이 없었는데 이렇게 글로 나의 이야기를 정리하니 뭔가 뿌듯하고 아련한 마음이 느껴졌다. <호주에 살면 좋은 점이 뭐예요?>라는 제목으로 나의 호주 역사를 브런치에 하나  축적하였다.




 글을 포스팅하고  시간   핸드폰에 브런치 알람이 여러  울리기 시작했다.


OOO님이 라이킷했습니다.

라이킷수가 10을 돌파했습니다!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습니다!

OOO님이 라이킷했습니다.

라이킷수가 20을 돌파했습니다!

조회수가 3000을 돌파했습니다!

조회수가 5000을 돌파했습니다!







평소와는 너무나도 다른 반응이었다. 원래 글을 올리고 나면 대략 10회 정도 조회수가 나오는데 갑자기 1000회를 돌파하고 2000회를 돌파하고 몇 시간도 채 되지 않아 4000회를 돌파하였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가 놀라서 통계에 들어가 보았다. 유입 경로를 보니 다음(Daum)에서 접속한 사람이 많았다. 다음에 들어가 보니 내 글이 올라와 있었다.




혼자 기록용으로  글인데 많은 사람이 읽는다고 생각하니 살짝 부끄럽기도 하고 내심 뿌듯하기도 하였다. 이때부터였다. 나의 호주살이 이야기를 꾸준히 업로드하였다.  결과 5개월 동안 올린 11개의 호주살이 포스팅 중에서 8개의 글이 다음과 브런치 메인에 노출되었다. 사실 메인 노출을 바라고  글은 아니었지만, 감사히도 메인에 올라와 많은 사람이  글을 접하였다.







브런치에 올린 글은 언젠가 책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창작물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브런치는 내가 작가로서 계속 활동할 수 있는 거름의 역할이 되어주고 있다. 별거 아니지만 소소한 호주 일상과 프리랜서의 삶, 생각 에세이를 업로드하고 있다. 창작 아이디어는 번뜩 떠오르기도 하지만 반복적인 기록과 행동이 밑거름되어 떠오른 아이디어에 힘을 실어 주기도 한다.




무언가를 바라면서 브런치에 글을 올리 아니지만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나의 창작물에 힘이 되어줄 거로고 생각한다. 사실 귀찮을 때도 많지만 그때의 감정을 생생히 기록할  있는  글만  게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브런치에 담을지 모르겠지만 이전에 해왔던 것처럼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과 이야기를 계속 업로드하도록 하겠다.







일러스트레이터 여울(Yeouul)

<빈티지의 위안>, <멜버른의 위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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