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다시 쓰는 시작

너를 품은 10개월의 첫 발걸음

by 린꽃

끝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사실은 새로운 시작의 문 앞이었던 걸, 2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러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2년 전, 너무도 갑작스럽게 뱃속에 품은 작은 생명을 떠나보내야 했을 때, 저의 세상은 조용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매일 밤이면 내일은 눈뜨지 않기를 바라며 그저 눈물로 버텨내는 하루가 이어졌습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시간은 상처를 덮어주지 못했고, 마음의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두려움이 자라났습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또다시 실패하면 내가 버틸 수 있을까?'
'그래도 다시 용기를 내 볼까?'
스스로에게 던지는 수많은 질문 앞에서 늘 망설였습니다.




일 년을 기다려 조심스럽게 저에게도 또 다른 생명이 찾아왔습니다.
놀랍고도 감사한 순간이었지만, 기쁨보다 두려움이 먼저 앞섰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상실의 그림자가 항상 따라다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더 조용히, 출산을 할 때까지 더 간절하게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아기의 작은 심장 소리를 들을 때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세게 느껴지는 태동으로 뱃속의 아기의 움직임을 확인할 때마다,
그 순간이 너무도 소중하고 또 무서웠습니다.
임신 기간 내내 매일의 기록은 간절한 기도와 같았습니다.
'오늘도 잘 지내고 있기를, 오늘도 무사히 자라기를.'
불안과 희망을 한 손에 쥔 채, 뱃속의 아기를 믿고 다시 시작하는 길 위를 걸었습니다.




이 글은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끝이라고 여겼던 자리에서 용기를 내어 다시 걸어간 시간과 두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으려 애쓴 순간들을 담고 있습니다.
너를 품은 10개월은 결국, 다시 용기 내어 사랑을 믿으려 한 저의 결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심은 드디어 저의 품에 안긴 작은 생명으로 이어졌습니다.
저는 이제 압니다.
아픔은 사라지지 않지만, 그 자리에 사랑이 더해지면 다시 시작할 힘이 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 시작은 또 다른 누군가의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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