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베이비페어
내가 처음 베이비페어에 갔던 건, 2년 전의 첫 임신 때였다.
임신 9주 차, 아직 아기의 심장 소리를 들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게 낯설고 모든 게 설레던 시기였다. 작은 신생아 옷을 손끝으로 만지며 곧 나의 아이를 안을 수 있을 거라 설레어하던 순간이 아직도 선명하다.
아기 용품이나 옷들을 사면서 집안 곳곳에도 아기의 흔적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지만 그 설렘은 오래가지 못했다.
베이비페어를 다녀온 얼마 뒤에 아기의 심장이 멈춰버렸으니까.
수술을 하고 집에 돌아오던 날, 집 곳곳에 있는 아기 용품들을 보고 끝내 무너져버려 오랫동안 울다가 눈에 보이는 집 안의 모든 아기의 옷과 용품들을 커다란 봉투에 담아 정리했다.
내가 정성스럽게 쌓아가던 미래를 내 손으로 정리하며 너무 괴로웠다.
그 후로 오랫동안 아기 용품점을 지날 때나 베이비페어 광고만 봐도 마음이 저려왔다. 다시는 그곳에 갈 수 없을 것 같았다.
1년이 지나 다시 임신을 하고, 흔히 안정기라고들 하는 20주 차에 진입해서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두 번째 베이비페어에 발걸음을 옮겼다.
첫 번째 때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조금 더 천천히, 차분한 마음으로 부스를 둘러보았다. 작은 속싸개를 집어 들며, 문득 떠난 아이가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졌다.
하지만 동시에 곧 태어날 배 속의 아기를 떠올리며 미래에 다가올 날들을 상상하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
작고 귀여운 아기인형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정말 아기가 이 정도로 작을까?' 반신반의하며
조심스레 한번 안아봤는데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먹먹한 기분이 들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베이비페어에서 나오는 남편과 내 두 손에는 한가득 아기용품들이 들려있었다.
슬픔과 설렘이 교차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비로소 깨달았다.
지난 기억은 지워지지 않지만, 그 기억이 새로운 시작을 막는 건 아니라고.
어떻게든 삶은 이어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기에게 선물할 작은 물건을 하나하나 고르며, 나는 다시 ‘엄마로서의 나’를 준비해 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