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 내가 아는 사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바로 엄마, 아빠다.
'뻔한 이야기이네~'할 수도 있지만 사실이기에 그러하다.
지난 6월에 전자책을 출간했다.
제목은 <좌충우돌 멘탈갑 이야기>
나의 어린 시절과 현재의 이야기를 통해 꿈과 희망, 가치를 담아내고자 했다.
주요 등장인물이 바로 부모님이다. 생명의 근원이요, 유전자에 깊이 새겨져 있는 부모라는 이름.
글 쓰는 처음부터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컴퓨터 앞에서 꺼이꺼이 울며 글을 썼다.
부모이기에 한 세상을 열심히 살아온 사람.
그 존재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아빠는 고향이 서울이다. 청년 때 울산으로 내려와 건설회사에서 일하던 중, 엄마를 만나 결혼하셨다.
아빠는 매달 급여가 나오는 회사원이 아닌, 건강식품 등을 판매하는 영업을 하셨다.
객지라 힘들어하셨고, 수입 또한 일정치 않았다.
풀리지 않는 인생에 대한 한탄이었을까..
술로 지내는 날이 많았고, 가정 경제는 힘들어졌다.
엄마는 내가 세 살 때 우유배달을 시작하셨고, 25년 만에 일을 그만두셨다.
햇빛에 그을린 피부. 목 아래까지 주근깨가 생겼던 엄마.
번듯한 화장품도 없고, 근사한 옷 한 벌 없이 살아온 엄마.
비 오는 날이면 흠뻑 젖은 몸으로 집으로 돌아오던 엄마다.
삶의 고비를 만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엄마, 아빠가 내 나이일 때, 과연 어땠을까,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나는 아직도 철이 없는데.. 이렇게 힘든 시기를 어떻게 보내셨을까?'
쌀이 떨어지는 때가 있었다 한다.
찬거리가 없어 열무김치에 된장으로, 한 달간을 버틴 적도 있다고 한다.
가진 것이 없다. 성실함과 정직함은 있다.
살기 위해 몸부림치며 열심히 살아온 부모님이 내 앞에 있다.
아빠는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했지만, 언니와 나를 믿어주셨다.
진로 선택, 결혼 등 삶의 굵직한 지점마다 인생의 선배로서 코칭해 주셨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주체로 살아가도록 존중해 주셨다.
부모님을 보고 오면, 왠지 모를 힘이 솟는다. 살아갈 용기와 희망이 생긴다.
한 번씩 눈시울이 붉어질 때도 있다.
이들의 인생에도 젊음이, 청춘이 있었을 텐데..
어느덧 머리에는 하얗게 눈이 내려 있다.
부모님을 통해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운다.
'긍정적인 마음'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깊숙하게 심긴다.
'적극적인 지지'와 '따뜻한 말 한마디'는 내면이 강한 사람으로 자라게 한다.
최근, 지인 한 분이 "선생님은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것 같아요."라고 한다.
말과 행동에서 그런 모습이 묻어난다고 하면서..
그저 부모님께 감사할 뿐이다.
내가 만난 최초의 사람, 내가 아는 최고의 사람.
그 이름은 부모다.
부모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 이해받고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
인생의 시작에서 마지막까지 연결되어 있는 끈, 부모.
나 또한 부모이다.
어떠한 부모가 되어, 어떤 소중한 것을 자녀에게 주어야 할까?
훗날 우리를 어떻게 생각할까?
선택할 수 없는 존재, 부모라는 이름.
선택받은 존재, 자녀라는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