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니까 가능한 방법들
베트남에서 새로운 일상을 시작하면서,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베트남은 한국과는 문화, 생활 방식 등 많은 부분에서 다르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나만의 힐링 방법을 자연스럽게 찾아가게 되었다.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하기 전에 들르던 카페에서의 시간은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휴식 중 하나였다. 베트남은 커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나라이다. 세계 2위 커피 생산국(1위는 브라질)인 베트남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부터 커피 재배가 시작되었고, 독특한 커피 문화가 자리 잡았다.
특히 **카페 쓰어 다(커피 연유 얼음)**는 베트남의 독창적인 커피 스타일로, 베트남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커피는 진하고 강렬하며, 연유와 얼음이 만나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맛을 내어 더위 속에서도 시원한 기분을 즐길 수 있다.
직원들이 한 번은 나에게 왜 그렇게 일찍 출근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미리 업무를 준비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그들에게는 내가 지나치게 이른 시간에 출근하는 것처럼 보였던 것 같다. 물론, 출근길 교통 혼잡을 피하고 싶기도 했고, 그랩이나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다는 이유도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하루를 시작하기 전 조용한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인터넷 뉴스를 읽거나 책을 펼치는 그 시간이 나에게는 소중한 평화의 순간이었다. 잠시나마 모든 일이 멈춘 듯한 고요함 속에서 나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때로는 책을 읽기도 하고, 베트남어 공부를 하기도 했다. 고민할 일이 많은 날에는 커뮤니티를 둘러보거나 유튜브를 보며 흥미로운 콘텐츠를 즐기기도 했다. 이런 시간들이 나에게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의 준비를 하는 좋은 방법이었다. 카페 창밖을 통해 바쁘게 출근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오토바이의 행렬을 바라보면, 내가 베트남에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고, 그들의 일상 속에 내가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곤 했다.
마사지 역시 베트남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였다. 한국에서는 비싸기도 하고, 마사지를 자주 받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나였지만, 베트남에서는 마사지가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뛰어나 자주 이용할 수 있었다. 특히, 베트남에 온 지 첫 반년 동안은 거의 매주 한 번씩 마사지를 받을 정도로 마사지를 즐기게 되었다.
1시간에 2만 원도 채 안 되는 돈으로도 풀코스 마사지를 받을 수 있고, 마사지를 받다보면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어 피로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전신 마사지를 받을 때는 마치 그동안 쌓여있던 긴장이 녹아내리는 듯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편안함이 나에게 중요한 휴식의 한 부분이 되었다.
베트남에서 마사지는 여행자들에게 유명한 고급 스파와 로컬 마사지 가게로 나뉘는데, 두 곳의 가격 차이는 상당히 크다. 한국인들은 보통 고급 스파를 찾는 경향이 있는데, 그 경우 1시간에 3-4만 원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 반면, 로컬 마사지 가게에서는 같은 시간에 2만 원 정도로 더 저렴하게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서비스의 일관성이나 품질은 고급 스파가 더 나은 편이다.
베트남 이발소 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에서도 베트남식 이발소가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가격이 1시간에 8만 원 정도라고 한다. 반면, 베트남에서는 90분에 1만 5천 원 정도로 매우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발소에서는 귀청소, 면도, 손발톱 정리, 마사지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혼자 베트남에 있을 때는 마사지보다 이발소를 더 자주 이용했던 것 같다.
아직 베트남은 인건비가 높지 않아서,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들은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다. 여성들 사이에서는 네일샵이 인기가 많은데,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베트남에서 골프는 나에게 새로운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다가왔다. 원래 나는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라, 공을 사용하는 운동은 가리지 않고 즐겼지만, 한국에서 골프는 나에게 전혀 매력적이지 않았다. 단순히 돈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고급 레저라는 생각뿐이었고, 왜 그리 비싼 돈과 시간을 들여가며 골프를 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무리 주변에서 골프를 권유해도 나는 고개를 저으며 골프를 피했다.
그러나 베트남에 온 후, 업무상 만나는 사람들과 개인적으로 알게 된 사람들 모두 하나같이 골프를 치냐고 물어봤다. 그때마다 나는 손사래를 치며 골프를 치지 않는다고 했고, 그렇게 1년이 흘렀다. 하지만 지인으로부터 골프가 비즈니스 이야기를 나누기에 적합하고,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 베트남에서 한번 시작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설득을 받았고 이 때부터 골프를 시작하게 되었다.
2달정도 레슨을 받고, 처음 라운딩을 나가는 날. 도심과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서 이른 새벽에 맞이한 골프장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물론 골프를 쳤다고 얘기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공을 찾아다니며 시간을 보냈지만,
아! 골프는 스포츠였다.
첫 라운딩에서 내가 걸은 스텝은 15,000보였다. 같이 동반 라운딩을 한 분은 고작 8000보. 그만큼 많이 뛰어다녔으니 힘들건 당연하겠지.
하지만 그 넓은 필드에서 자연 속을 걸으며 공을 치는 그 시간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었다. 4-5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고, 자연과 함께하는 운동을 즐기며 그 순간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
그 이후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시간을 내어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게 되었다. 평소의 스트레스가 서서히 사라졌고, 스코어에 대한 욕심과 승부욕이 살아났다. 푸른 잔디 위에서 자연과 맞닿는 그 시간이 나에게 정신적 여유와 육체적 회복을 동시에 제공해 주었다.
일상 속의 작은 의미들과 정기적, 비정기적인 활동들이 나의 규칙적인 생활을 지탱해 주었고, 베트남에서의 삶을 한층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베트남에 오시는 여러분도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이곳의 매력을 느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