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리크 쥐스킨트 저자(글) · 강명순 번역 열린 책들
처음 이 책을 샀을 때는 솔직히 관심이 없었다.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서 샀지만, 작은 글자와 집중되지 않는 단어로 인해 결국 책을 덮었다. 그런데 TV를 보는데, 왠지 익숙한 화면들이 이어졌다. 어디서 봤지? 생각하는데, 스쳐 지나가는 책 한 권. 바로 이 책이었다. 영화는 정말 책을 기반으로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이어졌다. 잔잔한 분위기에서 이어지는 공포와 마지막 장면에서의 신비로움. 영화에서 봤던 감동 아니 영상미? 그 무엇이든 그게 덮은 책을 펼치게 했다.
이 책을 이해하려고 읽으면 안 된다. 처음부터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살기 어려워도 어미가 자식을 버리는 경우는 없다. 그것도 그런 시궁창 같은 곳에 말이다. 같은 어미로서 이해가 되지 않았고, 공감도 얻지 못했다. 그리고 그 시궁창에서 연명한 주인공의 삶을 보면서 그 아이의 행위를 공감하기는 당연히 무리다. 아니 그런가?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데, 당연함이 타당함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러니 이것은 이해하면서 공감하면서 읽는 책이 아니다.
주인공이 사람을 죽이게 된 사연! 어쩌면 그도 사랑을 받고 싶은 욕구가 강했던 것 같다. 자신이 신이 되고 싶지도 않을 것이고, 사형을 면하고 싶었던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가 원했던 것은 관심이고, 사랑이지 않았을까? 누구나 원하는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가 마지막 살인을 마지막으로 처형대에서 살아나 군중 속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은 깨달을 것이다. 향수만으로 사랑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지금 다시 이 책을 보면서 느꼈다. 사랑이라는 것은 하나의 조건을 충족시킨다고 해서 얻는 것이 아니다.
어떤 하나의 집착해서 사랑을 하게 되더라도 끊임없이 바라고 원하고 이후에는 내가 아닌 그 사람이 행복해지기를 원하게 되는 것이 사랑이다. 희생도 배려도 결국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살인자는 알게 되었을까? 어쩌면 마지막 죽는 그 순간까지 사랑이라는 뭘까? 의문을 가지고 죽었을 것 같다.
왜냐면 한 번도 그는 들어본 적이 없을 것 같다.
"사랑해."
이 한 마디를 말이다. 만약 이 말을 제대로 한 번이라도 들었다면 그의 인생은 바뀌지 않았을까?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아봤다면 그 삶은 틀려졌을까? 책을 읽는 동안 아무도 그에게 잘못된 행동이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사람은 못 봤다. 내가 부모라서 그런지 몰라도 책을 읽는 동안 안타까웠다.
어느 누구도 그에게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이 없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