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로이> 2004년
영화 '트로이의 헬린' 1956, 영화 '트로이' 2004, '헬렌 오브 트로이' 2003
<일리아스> 또는 일리아드(Iliad)는 현존하는 고대 그리스 문학의 가장 오래된 서사시이다. 이름은 트로이인들의 왕성인 ‘일리온’에서 유래하였다. '일리아스'란 이름은 '일리온의 노래' 란 뜻이다.
파리스의 앞에 세 명의 여신이 나타나 누구를 선택하겠느냐고 묻는다.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세 명의 여신 중 파리스가 선택한 것은 아프로디테였고 아프로디테는 보답으로 그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인(메넬레우스의 부인 헬레네)을 점지해준다. 하지만 이것은 트로이와 그리스의 기나긴 전쟁이 시작되게 된 시발점이었다.
그런데 다른 대장이나 영주들에게 분배한 상품은 그대로 모두 그들이 갖고 있지만, 아카이아군 중에서도 나한테서만 다시 빼앗아 가서 내 마음에 든 그 여인을 붙잡아 놓고 있는 것이오. 그 여자와 실컷 밤에 재미나 보라지. 그런데 무엇 때문에 아르고스 군대가 트로이군과 싸워야만 했소? 그야말로 머릿결도 아름다운 헬레네 때문이 아니었소? 그렇다면 생각하는 인간 중에서 아내를 사랑하는 것은 아트레우스의 두 아들뿐이란 말이오? 천만에, 용감하고 분별있는 사나이라면 모두 자기 아내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법이오. 그것은 내 경우에 있어서도 같소. 비록 창으로 빼앗은 여자이기는 하나 그것을 진정으로 귀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란 말이오. 그러니 새삼 내 손에서 상으로 준 그 여자를 다시 빼앗아 가서 나를 속인 이상, 이제는 더 나를 어지럽히러 오지 말아주시오.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오. 승낙은 하지 않을 작정이오.
그러므로 오디세우스여, 그는 그대와 다른 영주들과 의논해서 활활 타는 불에서 함선들을 지킬 궁리나 하는 것이 좋을 것이오. 아마 내 힘을 빌리지 않고도 힘든 일을 무척 많이 할 수 있을 것이오. 이를테면 저 방어벽을 둘러치고 그 주위에 폭이 넓은 큰 참호를 파서는 그 속에 말뚝까지 박아놓지 않았는가. 그러나 그것조차도 무사를 죽이는 헥토르의 용맹을 누를 수는 없소. 하지만 내가 아카이아 군사와 함께 싸우고 있을 때는 헥토르 따위가 성벽을 멀리 떠나와서 싸운다는 생각은 아예 엄두도 못 냈으며, 스카이아 문이나 떡갈나무 근처까지밖에 나오지 못했소. 언젠가 거기서 그는 나를 홀로 기다리고 있다가 간신히 나의 칼을 피할 수 있었지.
<호메로스, 일리아스, P212>
오디세우스를 보면 그는 약소국인 이타카의 왕으로 어쩔 수 없이 아가멤논에게 조아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지독하게도 현실적이며 정치와 처세술, 권력을 중요시하는 신화에서도 보기 힘든 유형의 인물이다. 이 점은 원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농담하기를 좋아하며 병사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노련한 용병술과 통찰력을 지닌 그는 영화 내에서 신들을 입에 담지도 않으며 그저 현실에만 시선을 둔 채 결코 거두지 않는다.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의 불화를 봉합하기 위해 직접 나서는 이도 오디세우스다. 결정적으로, 오디세우스는 병사들과 함께 쉬다가 한 병사가 말 모양 나무 인형을 조각하는 것을 보고 트로이 목마 계책을 만들어낸다. 10년이 걸려도 역부족이라는 트로이 공성전을 하룻밤이 지나기도 전에 그리스군의 완벽한 승리로 끝맺음한 것은 그의 천재적인 지략과 창의력이다.
<오디세이아>는 <일리아스>와 함께 호메로스의 고대 그리스 영웅서사시이다. <일리아스>는 트로이와의 전쟁에 관한 이야기이고, <오디세이아>는 전쟁이 끝난 후 오디세우스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이야기이다.
파트로클로스도 이것을 보고 전차에서 뛰어내렸다. 그 광경은 발톱이 갈고리처럼 굽고 부리가 닻처럼 흰, 머리가 벗겨진 매 두 마리가 높이 치솟은 바위 위에서 요란스레 울어대면서 사투를 벌이는 듯했다. 그와 같이 두 장수는 함성을 지르며 서로 달려들었다. 그 모양을 보고 지혜에 능한 크로노스의 아들 제우스는 측은한 생각이 들어서 오누이간이자 아내인 헤라를 돌아보고 말했다.
“이런 공교로운 일이 있는가. 하필이면 인간 가운데서 각별히 귀엽게 생각하는 사르페돈이 메노이티오스의 아들 파트로클로스의 손에 죽을 운명이라니, 내 마음은 두 조각으로 갈라져 결단을 내리지 못하겠구나. 그를 눈물이 넘치는 싸움터에서 낚아채어 링케아의 기름진 고향에 날라 놓을지, 아니면 단념하고 메노이티오스의 아들 손에 죽음을 맞도록 내버려 둘 것인지.”
이에 암소의 눈을 한 헤라가 말했다.
“더없이 거룩한 크로노스의 아드님이신 당신이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죽어야 하는 인간의 몸으로서 진작부터 그렇게 죽도록 운명지어진 것인데, 새삼스럽게 죽음에서 떼어놓기를 원하시다니, 꼭 하시고 싶으면 그렇게 하세요. 다른 신들은 모두 찬성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한 가지 말씀드릴 것은 당신도 이것만은 잘 기억해 두세요. 만일 사르페돈을 산 채로 고향에 돌려보내 준다면, 생각해 보세요. 다른 신들도 저마다 이번에는 자기가 사랑하는 자식들을 거친 싸움터에서 건져내고 싶어하지 않겠어요? 죽음을 모르는 여러 신들의 자식 중에도 프리아모스의 커다란 성을 공략하고자 싸우고 있는 자가 많습니다. 그 신들에게서 깊은 원한을 살 것은 틀림없어요.
그런 형편이니 비록 아끼시고 마음에 한탄을 누르지 못하신다 하더라도, 이번에는 이대로 격렬한 결전 속에서 메노이티오스의 아들 파트로클로스의 손에 쓰러지도록 내버려 두세요. 그러나 숨을 거두고 수명을 다한 그때라면, 죽음의 신과 편안한 잠의 신에게 호위시켜 광활한 링케아 땅에 이를 때까지 데려다주시면 될 것입니다. 그 나라에서 형제들과 친척들은 시체에 약을 발라 봉분을 만들고 묘비를 세워 장사를 지내주겠지요. 그것이 죽은 사람에 대한 영광의 의식이니까.“
<호메로스, 일리아스, P358-359>
인간들의 전쟁은 신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듯 보인다. 소설은 아킬레우스와 헥토르의 서로 죽이고 죽이는 전쟁을 통해 인간의 운명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인간의 운명은 자신의 의지와는 별개로 신의 의지에 달려 있는 것인가. 신의 장난(운명의 여신)은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듣기로는 제우스 궁의 넓은 거실에는 두 개의 병이 놓여 있는데, 그것에는 인간들에게 내려줄 것들이 담겨져 있다는 것이오. 그 하나에는 온갖 화(禍)가, 또 하나에는 행복이, 그리하여 번갯불을 던지시는 제우스가 이 두 가지를 섞어서 보낸 인간은 때로는 불행을 만나기도 하지만, 또 때로는 행복한 경우도 만나겠지요. 그러나 화만 보낸 사람은 남에게 얕잡히도록 정해져 있는 것이오. 그런 자는 줄곧 심한 굶주림에 쫓겨 거룩한 땅 위를 방황하고, 신들은 물론 인간들에게서도 천대를 당하며 정처없이 떠돌아다니게 되지요. 그처럼 펠레우스에게도 신들이 태어날 때부터 부나 행복으로 이 세상의 모든 인간들보다 뛰어나게 하고, 미르미돈족을 군주로서 다스려 오게 했소. 게다가 또 죽을 인간의 몸이면서 여신을 아내로 주신 것이오. (p520)
<일리아스>는 트로이 전쟁 10년째 되는 해에 51일 동안 일어나는 사건들을 노래하는 시이고, <오디세이아>는 10년에 걸쳐 방랑을 하던 주인공이 마지막 41일 동안 겪게 되는 사건들과 귀국에 대해 노래하는 시인데, 여기에는 트로이전쟁의 원인이 되었던 트로이 왕장 파리스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를 납치한 사건부터, 트로이 공략으로 그리스군이 귀국하는 내용과 총사령관 아가멤논이 암살당하는 사건에 이르기까지, 트로이 전쟁 전반에 걸친 주된 사건들이 회상과 예언, 예감 등의 형태로 그려진다. (p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