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거울나라의 앨리스> 2016년
<거울 나라의 앨리스>(1998)
영화 <거울 나라의 앨리스>(2016)는 루이스 캐럴의 고전 소설을 바탕으로, 2010년 개봉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후속작이다. 팀 버튼이 제작을 맡고, 제임스 보빈이 감독을 맡아 다채로운 비주얼과 독특한 캐릭터들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키티야, 흉내 내기 놀이 하자. 네가 붉은 여왕을 하렴! 네가 똑바로 앉아서 팔짱을 끼면 붉은 여왕과 똑같이 보인다는 사실 아니? 한번 해봐, 키티야!”
앨리스는 탁자에서 붉은 여왕을 가져와, 고양이에게 따라해 보라고 세워놓았다. 하지만 일은 좀처럼 쉽지 않았다. 앨리스의 말대로, 무엇보다 고양이가 제대로 팔짱을 끼려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앨리스는 벌을 주려고, 거울 앞에 고양이를 들어 올려서는 얼마나 부루퉁하게 굴고 있는지를 스스로 보도록 했다.
“당장 말을 듣지 않으면, 거울 집으로 넣어버릴 거야. 그럼 어떨 것 같아?”
앨리스가 말을 이었다.
“음, 이제 잠자코 말없이 듣기만 하면, 내가 거울 집에 대해 생각한 것들을 이야기해 줄게. 먼저 거울 너머로 방이 보일 거야. 꼭 우리 집 거실이랑 똑같이 생겼는데, 물건들만 반대로 되어 있지. 의자에 올라가면 다 보일 거야. 벽난로 바로 뒤만 빼고. 아, 정말 벽난로 뒤를 조금이라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겨울에 불을 피우는지 정말 알고 싶어. 우리 벽난로에 불을 피우지 않으면 정말 알 수가 없거든. 우리 벽난로에서 연기가 나면 저 방에서도 연기가 올라오긴 하지만, 그건 가짜일 수도 있어. 거울 집 사람들이 불을 피우는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일 수도 있거든. 그리고 저 책들은 꼭 우리 집 책처럼 보여. 글자만 반대 방향으로 써 있고 말이야. 우리 책을 거울에 갖다 대면 저 사람들도 맞은편 방에서도 책을 들고 서 있거든. 그래서 그걸 잘 알아.
거울 집에서 사는 건 어떨 것 같니, 키티야? 저 사람들도 너한테 우유를 줄까? 아마도 거울 집 우유는 마실 수 없는 건지도 몰라, 아, 그런데 키티야! 저기 복도에 다 왔어. 우리 거실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으면, 거울 집 복도가 살짝 보이지. 잘 보면 우리 복도랑 아주 비슷해. 그렇지만 복도 너머는 아주 다를지도 몰라. 아, 키티야, 거울 집으로 들어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분명히 저기에는 정말 예쁜 것들이 많을 거야. 저 안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흉내 내기 놀이를 해보자. 키티야, 유리가 아주 얇은 천처럼 되어 있어서, 우리가 들어갈 수 있는 것처럼 흉내 내기 놀이를 해보는 거야. 와, 거울이 이젠 안개처럼 변하고 있어. 정말이라고! 이젠 쉽게 들어갈 수가......” (P24-27)
“언덕 위에 올라간다면 정원을 훨씬 더 잘 볼 수 있을 텐데. 여기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네. 아니, 그런 게 아닌가봐......”
앨리스는 혼자 중얼거렸다. (앨리스는 몇 야드쯤 길을 따라가면서, 갑자기 꺾어지는 모퉁이를 여러 번 지나친 다음 말을 이었다.)
“하지만 결국엔 이어질 거야. 하지만 정말 길이 이상하게 휘어져 있네! 길이 아니라 무슨 코르크 따개 같아, 음, 이 길은 언덕으로 이어질 거야. 아, 아니네! 다시 집으로 돌아가잖아! 그럼, 이번엔 다른 길로 가보겠어.”
그래서 앨리스는 이번에는 다른 길로 가보았다. 그런데 올라갔다 내려갔다 헤매면서 길을 돌고 또 돌았지만, 어떻게 하든 간에 언제나 집으로 되돌아왔다. 한번은 조금 빨리 모퉁이를 돌자, 그만 멈출 새도 없이 집에 쿵 부딪히기까지 했다.
“무슨 말이든 해도 소용없어. 아직은 다시 돌아가지 않을 거야. 다시 거울을 지나 예전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 알아. 그리고 그렇게 되면 내 모험도 끝이 난다는 것도 잘 안다고!” (P39)
앨리스는 열심히 주변을 둘러보았고, 이윽고 붉은 여왕이 눈에 들어왔다.
“엄청나게 커졌잖아!”
이것이 앨리스가 꺼낸 첫 마디였다. 정말 여왕은 무척이나 커진 상태였다. 앨리스가 잿더미 속에서 처음 봤을 때, 여왕은 고작 3인치밖에는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앨리스보다 머리의 반 정도가 더 커 있었다.
“그건 신선한 공기 탓이야. 여기 공기는 정말 너무나 훌륭하게 좋거든.”
장미꽃이 말했다.
“가서 여왕을 만나봐야겠어.”
앨리스가 말했다. 꽃들이 재미있긴 하지만, 진짜 여왕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훨씬 더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럴 수 없을 걸, 내가 충고하는데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게 나을 거야.”
장미꽃이 말했다.
앨리스는 그 말이 엉터리라고 생각해서,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곧장 붉은 여왕에게로 갔다. 놀랍게도 앨리스의 시야에서 여왕은 사라졌고, 잠시 후 앨리스는 다시 자신이 문 앞을 걷고 있음을 깨달았다. (P46)
잠시 동안 앨리스는 말없이 서서 사방을 내려다보다가 이 나라가 매우 신기한 곳임을 알게 되었다. 이쪽에서 저쪽까지 직선으로 수많은 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고, 그 사이에 있는 땅들은 이쪽 시냇물에서 저쪽 시냇물에까지 이르는 수많은 낮은 산울타리들을 따라 정사각형으로 나뉘어 있었다.
“이건 정말 커다란 체스 판처럼 되어 있잖아!”
앨리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어딘가에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겠네요! 아, 정말 저기 있네!”
앨리스는 기쁨에 넘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흥분한 나머지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만약 이게 세상이라면, 온 세상은 누군가가 두고 있는 거대한 체스 게임인 거네요. 아, 얼마나 재미있을까! 나도 저 말들 중 하나였으면 좋겠어요! 졸이 되어도 상관없어요. 경기에 참여할 수만 있다면요! 물론 할 수 있다면야 여왕이 되면 좋겠지만요.” (P49-50)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낫지. 말은 한 단어에 1,000파운드나 하니까!’
‘오늘 밤 꿈엔 1,000파운드가 나오겠어, 분명 그럴 거야!’
앨리스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는 동안 내내 차장은 앨리스를 처음에는 망원경으로, 그 다음에는 현미경으로, 그리고 나서는 오페라글라스로 쳐다보고 있었다. 마침내 차장이 입을 열었다.
“잘못된 방향으로 여행을 가는군.”
그러고는 창문을 닫고 가버렸다.
“무척 어린 친구네.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길을 알고나 있어야 할 텐데, 자기 이름은 모른다 해도 말이지!”
맞은편에 앉아 있던 한 남자가 말했다. (그는 하얀 종이옷을 입고 있었다.)
하얀 종이옷을 입은 신사 옆에 앉아 있던 염소가 눈을 감고는 큰 목소리로 외쳤다. (P58-59)
앨리스는 혼자 이렇게 생각했다. 그 길은 여덟 번째 칸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었다.
“여긴 모든 것에 이름이 없는 숲이 틀림없어.”
앨리스가 곰곰이 생각한 끝에 말했다.
“내가 이 숲에 들어가게 되면 내 이름은 어떻게 될까 궁금해. 내 이름을 잃어버리긴 싫은데, 이름을 잃어버려서 다른 이름을 받게 된다면, 그 이름은 분명 이상한 이름일 테니까. 하지만 내 옛날 이름을 얻게 된 동물을 찾아다니는 일은 또 얼마나 재밌을까? 그럼 그건 꼭 사람들이 개를 잃어버렸을 때 내는 광고랑 비슷할 거야. ‘대시라고 부르면 답하던 개이고, 쇠 목걸이를 하고 있음.’ 같은 거 말이야. 생각해 봐. 만나는 모든 애들한테 ‘앨리스’라고 부르면서 다니는 모습을! 답하는 애를 만날 때까지 말이야! 똑똑한 애들이라면 불러도 대답하지 않겠지.”
앨리스는 숲에 다다르자 이쪽 길로 접어들었다. 매우 시원하고 그늘진 길이었다. (P68)
“길이 갈라지고 표지판이 각각 다른 길을 가리킬 때가 되면, 그때 생각해야지.”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날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앨리스는 길을 따라 오래오래 걷고 또 걸었지만, 길이 갈라질 때마다 표지판 두 개가 분명히 같은 길을 가리키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는 ‘트위들덤 집’이라고 써 있었고, 다른 하나에는 ‘트위들디 집 방향’이라고 써 있었다.
“둘 다 같은 집에 사는 게 틀림없어.”
앨리스가 마침내 말했다.
“전에는 왜 이런 생각을 못 했지? 어쨌든 나는 저기서 오래 머무를 수는 없을 거야. 그냥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고는 숲에서 나가는 길이 어느 쪽인지 물어봐야지. 어두워지기 전에 여덟 번째 칸으로 갈 수 있어야 할 텐데!”
앨리스는 길을 재촉하며 중얼거렸다. (P71)
그들은 서로 상대방의 어깨에 팔을 걸친 채 나무 아래에 서 있었다. 앨리스는 누가 누구인지 금세 알 수 있었다. 한 사람은 옷깃에 ‘덤’이라는 글자가, 다른 사람은 ‘디’라는 글자가 수놓아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둘 다 똑같이 옷깃 뒷목에는 ‘트위들’이라고 써 있을 거야.”
앨리스가 혼자 중얼거렸다.
둘 다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기 때문에 앨리스는 그들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앨리스는 옷깃 뒷목에 ‘트위들’이라는 단어가 써 있는지 보려고 뒤로 가보려는 참이었다. 그때 ‘덤’이라는 글자가 써 있던 사람이 갑자기 목소리를 내는 바람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우리가 밀랍 인형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연히 돈을 내야 해. 밀랍 인형은 공짜로 볼 수 있게 만들어진 게 아니거든. 절대로 아니야!”
“반대로 우리가 살아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면, 넌 말을 해야 해.” (P73)
“이 근처에 사자나 호랑이가 있는 건 아니니?”
앨리스가 겁에 질려 물었다.
“붉은 왕이 코 고는 소리일 뿐이야.”
트위들디가 말했다.
“와서 보렴!”
트위들덤과 트위들디 형제가 외쳤다. 그들은 각각 앨리스의 손을 양쪽에서 나누어 잡고, 왕이 잠을 자고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왕이 주무시는 모습이 아름답지 않니?”
트위들덤이 말했다.
앨리스는 그렇다고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왕은 잘 때 쓰는 술 달린 기다린 빨간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는 아무렇게나 던져진 옷 더미처럼 몸을 쭈그리고 누운 채, 시끄럽게 코를 골고 있었다.
“저렇게 코를 골다가 머리도 날려 버리겠어!”
트위들덤이 말했다.
“저렇게 축축한 풀밭에서 누워 주무시다가 감기라도 들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걸.”
생각이 깊은 아이인 앨리스가 말했다.
“그는 지금 꿈을 꾸고 있어. 무슨 꿈을 꾸고 있을 것 같니?”
트위들디가 물었다.
앨리스는 “그런 건 아무도 맞힐 수 없어요.”라고 답했다.
“저런, 바로 너에 대한 꿈인걸!”
트위들디가 의기양양하게 손뼉을 마주치면서 말했다.
“왕이 너에 대한 꿈을 그만 꾼다면, 넌 어디에 있게 될 것 같니?”
“물론 내가 지금 있는 곳에 있겠죠.”
앨리스가 말했다. (P84-85)
하지만 달걀은 점점 더 커지면서 조금씩 조금씩 사람 모습이 되어갔다. 앨리스가 몇 야드 앞까지 다가가자, 달걀에 눈, 코, 입이 달려 있는 것을 보았다. 앨리스가 더 가까이 다가가자 달걀은 다름 아닌 험프티 덤프티임을 알게 되었다.
“다른 사람일 리가 없어! 분명하다고. 이름이 얼굴에 온통 써 있는걸.”
앨리스가 혼자 중얼거렸다.
그 커다란 얼굴에는 이름을 백 번도 넘게 쓸 수 있을 법했다. 험프티 덤프티는 거만한 터키 사람처럼 다리를 꼬고, 높은 담장에 앉아 있었다. 담장이 어찌나 비좁은지 앨리스는 그가 어떻게 균형을 잡고 있는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었다. 그는 저 먼 곳만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앨리스는 조금도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았다. 앨리스는 그래 봤자 속을 채운 인형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달걀처럼 생겼네!” (P112)
앨리스는 숨이 차서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왕과 앨리스는 둘 다 말없이 뛰기만 하다가 마침내 엄청난 무리를 보게 되었다. 그 가운데서 사자와 유니콘이 싸우고 있었다. 그들은 먼지가 구름처럼 잔뜩 일어난 곳 가운데에 있었다. 처음에 앨리스는 누가 누구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뿔을 보고 유니콘을 알아볼 수 있었다.
왕과 앨리스는 또 다른 심부름꾼인 하타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타는 한 손에 차를, 한 손엔 버터빵을 들고 선 채 싸움을 구경하고 있었다. (P139-140)
“거울 나라에서는 케이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구나.”
유니콘이 말했다.
“먼저 나눠 주고, 그런 다음 잘라.”
말도 안 되는 이야기처럼 들렸지만, 앨리스는 그 말을 듣기로 하고는 일어나 접시를 들고 돌았다. 그러자 케이크가 마치 앨리스가 한 것처럼 세 조각으로 나누어졌다.
“이제 케이크를 잘라.”
앨리스가 빈 접시를 들고 자리로 돌아가자 사자가 말했다.
“이건 불공평하다고, 내가 말했잖아!”
유니콘이 소리쳤다. 앨리스는 손에 칼을 쥐고 어떻게 자르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었다. (P146-147)
앨리스가 돌아서서 언덕을 뛰어 내려가면서 말했다.
“이제 마지막 시냇가를 향해 가는 거야. 그러면 여왕이 되는 거야! 얼마나 멋진 일이야!”
앨리스는 몇 걸음을 더 걷자 곧 시냇가에 닿게 되었다.
“마침내 여덟 번째 칸에 왔어!”
앨리스가 시냇물을 폴짝 뛰어넘으면서 말했다.
그런 다음 앨리스는 이끼처럼 부드러운 잔디밭에 몸을 던졌다. 작은 꽃들이 무리 지어 여기저기 피어 있었다.
“아, 이곳에 와서 너무나 행복해! 그런데 머리에 이건 뭐지?”
앨리스가 당황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팔을 위로 올려 아주 무거우면서 머리에 꼭 맞는 듯한 물건을 두 손으로 잡아보았다.
“그런데 언제 나도 모르게 이런 게 머리에 있을 수 있었지?”
앨리스는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그것을 벗어서 무릎에 내려 놓았다.
그것은 바로 황금 왕관이었다. (P170-171)
“여기 있어!”
수프 그릇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앨리스는 다시 몸을 돌려 살펴보았다. 바로 그때 여왕의 넓고도 온후한 얼굴이 수프 그릇 가장자리에서 잠깐 미소를 짓다가 곧 수프 안으로 사라져버렸다.
가만히 있을 시간이 없었다. 이미 손님 몇 명은 접시에 누워 있었고, 수프 국자는 앨리스 쪽으로 식탁 위를 걸어오면서, 길을 비키라며 화를 내면서 손짓하고 있었다.
“더 이상 못 참겠어!”
앨리스가 외쳤다. 앨리스가 갑자기 일어나서 양손으로 식탁보를 잡았다. 식탁보를 한 번 세게 잡아당기자, 접시들이며 식기들, 손님들과 촛대들이 모두 서로 부딪쳐서는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당신 말이에요!”
앨리스는 이 모든 소동의 원인을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붉은 여왕 쪽으로 몸을 홱 돌렸다. 하지만 붉은 여왕은 더 이상 앨리스 옆에 앉아 있지 않았다. 붉은 여왕은 작은 인형 크기로 작아져서는 식탁에서 자꾸 뒤에 끌리는 자신의 숄을 좇으며 즐겁게 빙글빙글 뛰어다니고 있었다.
평소라면 앨리스는 이 광경에 놀랐겠지만, 이제는 너무나 흥분해 있어서 그 어떤 것에도 놀라지 않았다.
“당신 말이에요!”
앨리스는 막 식탁에 내려앉은 유리병을 뛰어넘으려는 작은 여왕을 손에 쥐고는 다시 한 번 말했다.
“내가 흔들어서 고양이로 만들겠어요. 그러고 말 거라고요!” (P195)
“붉은 여왕님, 그렇게 큰 소리로 그르렁거리면 안 돼요.”
앨리스가 눈을 비비며, 고양이에게 정중하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
“네가 날 깨웠구나! 아, 정말 좋은 꿈이었는데! 너도 내내 같이 있었던 거야, 키티야. 거울 나라에서 내내 말이야. 그거 알고 있었니?”
무슨 말을 하건 언제나 그르렁거리는 것은 고양이가 가진 아주 좋지 않은 버릇이었다.
“‘예’라고 할 때만 그르렁거리고, ‘아니요’라고 할 때는 야옹야옹 한다거나 그런 규칙이 있으면, 계속 말을 할 수가 있잖아! 항상 똑같은 것만 말한다면 그런 사람하고 어떻게 말할 수가 있겠니?”
이런 말에도 고양이는 그르렁거릴 뿐이었다. “예.”라고 말하는 것인지 “아니요.”라고 말하는 것인지 짐작할 수가 없었다. (P200)
자, 키티야, 이제 누가 이 모든 걸 다 꿈꾼 건지 생각해 보자. 이건 정말 진지한 질문이야. 그렇게 계속 발을 핥으면 안 돼. 다이너가 오늘 아침에 꼭 널 안 씻겨 준 것같이 왜 그러니! 봐봐, 키티야. 꿈을 꾼 건 분명 나이거나 붉은 왕이거나 둘 중 하나야. 붉은 왕은 내가 꾼 꿈속에 나왔지...... 그럼 나도 그가 꾼 꿈속에 나왔던 거란 말이야. 붉은 왕이었을까, 키티야? 넌 붉은 왕의 부인이었잖아. 그러니까 넌 알고 있을 거 아니니....... 아, 키티야, 가만 좀 있지 못해! 앞발 좀 가만히 둘 수 없겠니?“
하지만 새끼 고양이는 약 올리듯 이번에는 다른 쪽 앞발만 핥으면서, 앨리스가 던진 질문을 못 들은 척했다.
여러분은 누가 꾼 꿈이라고 생각하나요? (P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