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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는 A의 일상] #3

불안. 내 이야기의 토대가 되는 감정.

by 이돌

#2 #2

중편 분량의 첫 습작 소설의 제목은 '정상인'이었다. '정상인'이라는 제목은, 괜찮은 겉보기와는 다르게 속은 곪고 썩어 아픈 사람들을 빗대어 표현하려는 의도로 지었다. 아내는 설명을 듣고도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나는 그 제목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A의 단편소설 '마음을 나누는 카페'는 '정상인'의 분량을 줄이고 내용을 재구성해 만든 소설이다. 그래서 '마음을 나누는 카페'에는 불안에 대한 나만의 단상이 제법 많이 녹아들어 있다.


불안은 어떤 합리적 판단도 없이 순식간에 찾아들곤 했는데 마치 풀칠한 종이처럼 나의 뇌에 한번 들러붙으면 떼려야 뗄 수 없게 된다. 나의 뇌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는 불안 때문에, 두개골을 쪼개고 뇌를 헤집어 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 때도 있었다. [A의 단편소설: 마음을 나누는 카페]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 망상이라는 이름으로 이리저리 휘몰아치다 어느 순간 거대한 쓰나미가 되어 마침내 나를 덮친다. 나는 저항할 힘이 없다. 모든 것을 송두리째 파괴해 버릴 듯 맹렬하게 다가오는 그 거대한 파도를 보면서도 한 발자국도 뗄 수 없다.


하지만 심상의 세계가 아닌 감각의 세계에서의 나는 불안을 남에게 들키지 않도록 늘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했다.


난 정상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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