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느티나무.

제철을 맞은 과일 같은.

by 아스파라거스

4월의 느티나무가 좋다. 아직 여물지 않은 여린 색의 잎들이 참 좋다.



새벽 3시, 도서관에서 시험공부를 하다, 편의점에 가볼 요량으로 가방을 앞으로 둘러매고 택상이와 함께 터덜터덜 걷던 학교 안에는, 가로등 하나마다 느티나무가 항상 함께 있었다. 비가 온 후였는지 살갗에 와닿는 밤공기는 조금 차가웠다. 이맘 때면 항상 생각나는 그 새벽의 풍경엔 언제나 주황 불빛의 가로등과 느티나무가 있었다.


새벽 4시, 경계근무를 마치고 초소를 뒤로하고 오는 걸음에도 느티나무가 있었다. 학교에서 보던 그 여린 색의 잎들과 같았다. 말없이 고요하다, 군화 아래 자갈들만이 으그적 거린다. 매고 있는 것이 총인지 책가방인지 헷갈릴 정도이다.


새벽 5시, 느린 걸음으로 걷는 집 앞 도로에도 가로등과 느티나무가 있다. 여린 잎을 통과한 부서진 빛줄기는 하나도 눈이 부시지 않다. 적당히 부는 바람, 깊숙이 스며드는 풀내음, 가끔 지나다니는 차소리도 좋다. 그냥 그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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