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나를 나답게 만드는가?
최근에 나는, 스스로 분명한 ‘내향형’이라고 결론 내렸다. 보기에는 ‘조용', '차분’해서 내향형으로 보이지만 에너지의 방향이 외부 대상으로 방사되기에 외향형이라고 유추했었다.
그런데 최근 몇 일간 이런저런 사유로 침잠해 있는 동안, 내부로 깊숙이 가라앉는 스스로를 관찰하면서 분명히 내향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평소와는 달리 내 상태에 대해 주변 지인들과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대신 스스로에게 자신의 상태를 보고하고는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그리고 몇날 며칠을 그 자리에 벌을 서듯이 멈춰 있다가, 조금씩 내가 있던 자리로 돌아오고 있는 중이다.
물론 그 와중에도 출근하고, 직원들과 하릴없이 수다도 떨고, 너스레도 떨면서 아무 일 없는 듯이 지냈다. 하지만, 다른 날들에 비해 빨리 퇴근해서 혼자 있었다. 그 때 이루 말할 수 없이 편안했다. 혼자서 음악 들으며, 책을 읽고, 노트북을 꺼내 자판을 두들기며 보내는 시간들이 얼마나 편안한지.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하루에도 스케줄을 몇 개씩 만들어 이곳저곳 약속장소를 이동하며 바쁜 척 돌아다니며 스스로의 존재감을 확인했었다.
그러면 이 중 어떤 것이 나인가? 답은 ‘이것도 저것도 맞거나’, ‘이것도 저것도 아닐 수 있다’ 이다.
페르소나와 그림자를 골라내는 작업, 진정한 나와 학습된 나를 구분하는 작업이 이제는 내게 별로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색깔로 치면 이미 나는 일곱 가지 무지개 색이 다 들은 큰 광폭의 천 조각이다.
꽤 오랫동안 에니어그램, MBTI를 공부하며 얻은 결론은 내 유형이 무엇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천문해석학 사주명리까지 동원해서 스스로를 정의 내려 보고 싶었다. 그것은 ‘무엇이 나인가?’ 라는 질문이었다.
그런데 질문을 바꾸어, 무엇이 나를 나답게 만드는가? 라고 묻는다면 답은 달라진다.
나를 나답게 하는 것은 바로 ‘열정’ ‘몰입’ 상태의 나이다. 열정은 生을 움직이는 연료이다.
몰입은 바로 그 ‘열정의 상태에 있음’을 묘사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렇게 물어보면 된다. 나는 언제 열정적인가? 언제 몰입하는가?
‘어떤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일 때’ 열정이 샘솟고, ‘사람을 깊이 사랑하게 될 때’ 몰입한다. 결국 나의 주제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의 콘텐츠는 ‘사람에 대한 것’이고, 나의 業은 ‘사람을 위한 일’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렇게 살아갈 때, 나는 가장 나답다.
삶의 전환기를 건너는 사람들이 '탁월한 나'를 발견하고 '비범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