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을 살아내기
점점 무더워지는 여름,
몸과 마음 건강한 하루를 보내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글을 매주 올린다는 것이
부담이었는데
잘 써야 한다는 부담은 내려놓고
이제 그저 나의 일상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 걸까요?
우리 집 오렌지 쟈스민은
클래스에서
내가 직접 심었던 식물이다
큰 화분에 심고 남은 작은 줄기 2개를
선생님이 작은 포트에 심어주셨었다
선생님은 그 연약하고 작은
오렌지 쟈스민이
잘 자라지 못할 거라 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작은 줄기라도 나의 몫이니
버리고 싶지 않았다
꽁꽁 싸서 잘 챙겨 온
오렌지 쟈스민은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뀌는 내내
전혀 자라지 않았다
‘역시 선생님 말은 틀리지 않았네..‘
생각하면서 겨우내 베란다에 두고
찬 바람을 맞게 했다
한 줄기는 소생이 불가할 정도로 말라
솎아냈다
그렇게 이사를 앞두고,
어느 식물이 살던 예쁜 화분에
첫 분갈이를 해주었다
잘 자랄 수 있을지 걱정되는 마음으로
무사히 새집까지 잘 도착한
나의 작은 오렌지 쟈스민
안방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이사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출근을 하려는데,
놀랍게도 새순이 난 걸 발견했다
분갈이와 이사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나의 작은 오렌지 쟈스민이
첫 새순을 내었다
잘 자라지 못할 거라 했던
오렌지 쟈스민이,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저 머물러 있거나
또 시들어버릴 때를
숨죽여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의 작은 오렌지 쟈스민이
연둣빛 새순을
수줍게 내어주었다
나는 처음 이 작은 오렌지 쟈스민을 데려왔을 때처럼
잘 키워서 꽃과 열매를 나게 하겠다고
다짐하지 않았다
그저 때가 되면 물을 주었다
자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자라고 있었다
멈춰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코 멈춘 게 아니었다
마치 ‘내가 보는 내 모습’과도 같았던
작은 오렌지 쟈스민이
보란 듯이 내어준 새순이
반갑고 또 고맙다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상황에서
나는 많이도 불안해하고
또 좌절했었다
새순을 보면서
그저 기뻤던 것처럼
나의 작고 작은 것에도
평가하지 않고 한껏 기뻐하기를
나를 향한 너그러운 마음이 익숙해질 즈음엔
나의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그 마음이 온전하게 닿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