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잘 지내셨죠?
잠시 쉬어간다는 글을 마지막으로
참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 결정을
연달아 반복하다가
이제 조금은 숨을 고르게 쉬면서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다
언제 한 해의 절반을 다 보내버린 걸까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새롭게 다가올 시간에 대한 설렘으로,
갑자기 글이 쓰고 싶어졌다
이사하기 전 날,
화분이 무사히 새 집에 도착할 수 있을지
염려하며 살펴보던 중,
오렌지쟈스민 줄기를 주변으로
버섯 모양의 곰팡이가 핀 걸 발견했다
자갈을 걷어내 보니, 하얗고 작은 점들이
흙 전체를 점령해 버렸다
향기로운 꽃과 초록, 주황, 빨강 열매를 영글어
계절마다 나를 참 기쁘게 하던 녀석이었는데
바빠서 돌보지 못하던 틈에
병이 나버렸다
이사를 앞두고 있어서
당장 해결할 수 없어
너무나 속상했는데
이사 온 집에서
2주일 만에
두 번째 해의
꽃봉오리를
피어냈다
곰팡이를 바로 솎아내주지도 못했는데
기특하게도 꽃을 피워낸다
오늘은 미루고 미루던,
곰팡이가 핀 윗 흙을 파내고
살균제를 뿌려주었다
또, 무성히 자란 잎을 솎아주었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는 때가 있다
소리 내어 웃지 않더라도,
내 입꼬리가 올라가는 게 느껴질 때는
‘아, 내가 이런 걸 좋아하지‘
마치 새로운 경험을 하는 듯이
나의 마음을 음미해 본다
일상에 치여
자주 들여다볼 수는 없어도
가끔씩은
네가 내는 향기를 맡고
알록달록한 열매,
무성한 잎을 바라보아야지
열매와 꽃을
모두 볼 수 있는
이 시기가
그저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