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과 몽상, 그리고 데카당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 기분을.
이 기분은 뭐지.
무심한 듯, 담백한 듯, 몽롱한 낭만 위를 떠 다니는 듯,
환각.
나른하고 멜랑꼴리 하게 만드는 환각에 빠져든다.
목소리, 그 목소리가 나를 어쩌지 못하게 하는구나.
그는 낮게 읊조린다. 허스키한 목소리에는 텅 빈 공허, 그리고 묘하게 야릇한 우울함이 담겨 있다. 아무도 흉내 내지 못하는, 쉽게 가지지 못하는 분위기다. 목소리는 속삭이듯 귀를 간지럽혔다가, 그 미세한 작은 떨림을 남긴다. 이것은 꿈을 꾸는 것일까, 이 몽롱함과, 그것은 따뜻하고 폭신한 느낌과 형태를 띠고 부드러운 우울함 속에 긴장을 사라지게 만든다. 이것이 꿈이라면 빠져나오고 싶지 않구나. 의식을 내려놓은 채 그저 목소리의 흐름에 몸을 파묻는다.
느림, 결코 빠르거나 급하지 않은 느린 템포,
어둠, 먼지에 가려 뿌옇게 빛을 발하는 주황색 전등,
이 분위기, 유리잔, 투명한 무색의 술, 담배 연기, 흐려지는 눈빛.
여기는 어둡고 축축하고 습하고 눅눅한 냄새와 분위기에 눌린 작은 공간이다. 숨소리가 공기에 녹아들어 축축함을 한층 더 끈적하게 만든다. 숨을 턱, 하고 막히게 하는 냄새, 그것에 익숙해지면 약간의 시원함이 느껴지는 알코올 냄새가 불어온다.
영원.
나는 희망한다, 영원을.
여기 이곳에서 영원이 지속되기를.
이 나른한 리듬이 주는 무의식 속에서 깨지 않기를.
아,그러다가 불현듯,
눈빛, 그의 눈빛을 떠올린다. 묘하게 반짝거리는 눈빛은 우울하다. 그것은 우울함이다. 우울이 깊어질수록 눈빛은 더 반짝인다.
슬픔이,
그의 표정에 나는, 순식간에 슬퍼지고 만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함께 읊조리게 되는 것이다. 언어라고 할 수 없는, 말도 아니고 음악도 아닌 드문드문 내뱉는 감정의 분출 도구, 어떻게든 형태로 만들어지고 싶은 표출 의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쑥, 튀어나온다. 어떻게 이런 감성을 가질 수 있을까. 잠에 취한 듯, 약에 취한 듯, 몽상에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