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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하 Nov 20. 2020

모든 것은, 정적

탐미 耽美_ 색의 음악


정적.

진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두 손은 가장 낮은 옥타브의 흰건반에 멈춰있고

그대로, 정적.




어쩌면, 아주 작고 여린 떨림이 들리는지도 모른다. 호흡으로, 억누르는 숨으로 음을 연주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절제된 모든 감정이 손끝에서 둥글게 모여 아주 섬세하게, 미세하게 호흡을 하고 있다. 

힘을 주면 금방이라도 터질 듯하다. 

건반과 손끝의 그 얇고 얇은 공간 사이에서 경련하듯 떨고 있는 민감한 감각과 예민함. 정적. 


공기의 무게에 귀를 기울인다. 소리를 잡기 위해 따라서 어깨를 움츠린다. 지금의 공기는 무색으로 가득 차 있다. 소리의 울림과 함께 음이 안내하는 공간이 펼쳐지고 그 안에서 나는,

나의 마음을 움직이는 색을 찾는다. 





탐미 耽美.
음악을 기반으로 한 에세이입니다. 내용의 일부만 적었습니다. 
완본은 독립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 온라인/오프라인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우울과 몽상, 그리고 데카당스> <블루, 밤의 가스파르> 와 비슷하면서 결이 다른, 
시적산문을 표방한 그림 에세이입니다. 




독립출판 그림 에세이 '우울과 몽상, 그리고 데카당스' 

https://brunch.co.kr/brunchbook/moonjiha



그리고, 또 다른 독립출판 그림 에세이.

https://brunch.co.kr/brunchbook/jiha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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