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afety ”
차는 급 정거했고 홈대디는 깜짝 놀라
온 세상이 떠나가라 고함을 쳤다.
"아이오!!!!!!!!!!!!!!"
남의 아이를 돌본다는 건 단순히 “아이를 봐주는 것” 이상의 책임감이 따른다. 아이들은 에너지 넘치고 예측할 수 없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런던에서 오페어로 지내는 동안 수많은 아찔한 순간을 겪으며 깨달은 건, 책임감이란 곧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슴 철렁했던 두 순간을 회상하려 한다.
첫 번째 : 8살 아이오의 횡단보도 사건
아이오는 활발하고 명랑한 아이로, 넘치는 에너지는 매 순간 나를 놀라게 했다. 학교 놀이터에서는 체조선수처럼 몸을 꺾고, 뒤집고, 매달리며 공연 같은 장면을 연출하곤 했다. 하지만 이렇게 활발한 성격은 종종 충동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오페어로 일하기 시작한 지 며칠 되지 않았을 때였다. 다 같이 작은 도로를 건너던 중, 그녀의 부모님은 둘째를 안고 먼저 길을 건너갔고, 난 아이오의 손을 잡고 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아이오는 갑자기 내 손을 뿌리치고 뛰쳐나갔다. 이유는 부모님 곁으로 가고 싶어서.
빠르게 달려오던 차가 급정거하며 멈췄고, 그 순간 공기는 얼어붙은 듯 고요해졌다. 그리고 이어진 홈대디의 고함이 분노와 놀람이 뒤섞여 마치 동물의 포효처럼 울려 퍼졌다.
“아이오!!!!!!!!!!!!!!!”
그 외침에 정신이 번쩍 든 난 아이오를 재빨리 뒤로 당겼다. 놀란 아이오는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트렸고, 홈맘은 엉엉 우는 아이를 달래느라 정신이 없었다. 난 뒤에 혼자 서서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너무 놀라기도 했고, 아이를 더 꽉 붙잡지 못했던 자신이 한심했다. 내 머릿속엔 이 말만 반복적으로 울려 퍼졌다.
“내가 아이 손을 더 꼭 붙잡고 있었어야 했는데…”
두 번째 : 4살 케이토의 계단 사건
케이토는 조용하고 귀여운 아이로, 아직 말을 완벽히 하지는 못하지만 자신의 의사를 몸짓과 표정으로 명확히 전달할 줄 아는 영리한 아이였다. 예를 들어, "2층으로 가자!"는 뜻으로 손가락을 천장으로 가리키며 "꼬우! (GO!)"라고 말하는데, 이마를 살짝 찌푸리는 표정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항상 안긴 채 2층으로 가야 했던 아이는 어느 순간부터는 스스로 올라가고 싶어 했다. 난 항상 아이의 손을 잡고 계단을 오르도록 도왔다. 점점 케이토는 내 손을 잡고 천천히 오르는 데 익숙해져 갔다.
사고는 항상 익숙해질 때 터진다.
어느 날, 내가 잠시 방심한 사이 케이토가 장난감에 시선이 빼앗겨 계단 위에서 굴러버렸다. 아이의 뒤통수가 땅에 부딪혔다. "쿵" 하는 소리가 고요했던 집에 울려 퍼졌고 그 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이 순간적으로 새까매지면서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케이토는 몇 초 뒤 울기 시작했고 난 다급히 그를 안아 달랬다. 온몸에 식은땀이 났다. 다행히 아주 높은 높이는 아니었고 큰 부상도 없었다. 시간을 두고 지켜봐도 아이는 괜찮아 보였다. 아이의 부모님께도 솔직히 말씀드렸다. “괜찮아, 큰일 아니야”라고 말했지만, 내 마음속 죄책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만약 정말 높은 계단이었다면? 만약 더 크게 다쳤다면? 난 감당할 수 있었을까?”
아이들의 안전이 최우선
이 아찔했던 두 순간은 내게 깊은 충격과 교훈을 안겨줬다.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순간의 방심조차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그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오페어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
“안전이 최우선이다.” 이 문장을 되풀이하며 이후부터는 더 신중하게, 더 책임감 있게 아이들을 돌보려고 애썼던 것 같다.
아이들의 나이는 당시 한국 나이로 표현했습니다. (국제 나이 아이오 7살, 케이토 2살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