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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에서 은퇴없는 시니어의 삶을 꿈꾸는 이유

배우 이순재의 대상이 멋졌던 이유

by 비긴어게인

간절히 바랬다. 파이어족이 되고 싶다고!!

다른 간절함이 생겼다.

세월탓! 나이탓! 체력탓! 없이 실력으로 평가받고 싶은 시니어의 삶을 살고 싶다!!



파이어족, 조기 은퇴를 목표로 했다. 직장인으로서 정해진 루틴으로 돌아가는 재미없고 빡빡한 그 생활을 반드시 “그만두고야 말겠다”라고 다짐했다. 가계부를 써가며 아끼고, 이른 아침 주식 공부도 하고, 주말이면 임장으로 나의 하루하루는 단 한치의 여유로움이 없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싶어서, 일을 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사는 것이 바람이었다.


조기 은퇴라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오히려 투자 손실을 보고 밤잠을 설치며, 무기력해졌다. 아홉수인가? 삼재인가? 괜히 운세에 핑계를 묶어본다. 결과는 바뀌지 않을 것을 알면서 후회의 벽돌만 차곡차곡 쌓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때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우연한 상황에서 생각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나의 선배, 친구들이 임원을 달았고, 이미 은퇴를 한 친구도 있다. 어떻게 지낼까? 뭐하고 지낼까? 퇴직 후 맞이한 인생 후반전!! 고생한 인생의 전반전을 보상이라도 받듯이 여유롭게 산책하고 여행을 다니며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을까? 궁금함이 많았는데, 문득 이순재 배우를 보면서 새로운 목표가 생겨났다.



나이에 상관없이 실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그의 철학에 박수를!!


2024년 연말 한 방송사의 연기대상에서 '90세의 이순재' 배우가 영광의 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이어진 수상소감은 내게 너무나 찌릿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나이 육십을 먹어도 잘하면 상주는 거예요. 공로상이 아닙니다. 연기는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됩니다"


연기자들도 일반 직장인들처럼 나이가 들면서 역할과 비중이 작아지고 그 기회도 적어진다. 그러다 점점 스크린에서 만날 기회도 없어지고 대중의 인식에서 사리지게 된다.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은퇴'라는 것은 보통의 직장과 같은 곳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또한 그것은 현실이다!!


그러나 이순재 배우는 달랐다. '은퇴' 없는 시니어의 삶을 살고 있다. 그러기 위해 그는 어떻게 살았을까?


남들보다 촬영 1 시간 전에 가서 대본을 먼저 체크했다고 한다.

"배우가 대본 암기를 못하면 절대 안돼요. 대사 외울 자신이 없으면 배우를 관둬야 합니다"

심지어 좋은 목소리를 찾기 위해 어렵다는 담배까지 끊어가며, 무려 68년째 한 직종에서 초심을 잃지 않고 꿋꿋한 길을 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돈과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것!!’ 이것이 '은퇴'없는 그를 만든 힘인 것 같다는 생각을 깊게 해 본다.

이순재 배우의 가장 큰 꿈은 마지막까지 무대에 서면서 인생을 마감하는 것이 가장 큰 꿈이라고 한다.


"몸 사리면 못해, 그래 한번 해봐, 덤벼들면 되는 거야. 움직일 수 있으면 자꾸 움직여야 해. 나이 먹었다고 자꾸 주저 않아가지고 대우나 받으려고 하면 늙어 버리는 거구. 난 아직도 한다 그러면 되는 거야. 우리 나이가 되면 언제 어떻게 갈지 모른다는 생각은 접어두고 닥치면 닥치는 대로 그걸 해 나가다 보면 이제야 끝이 될 때가 있지 않아?"


그리고, 늘 일등이 되기보다 본인이 가야 할 길, 갈 수 있는 길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인생은 우리가 태어나는 조건부터가 다르다. 넉넉하게 태어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조건에서 태어나는 사람도 있고, 각자 다른 조건인데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의미를 찾아서 나의 길을 가면 되는 거다. 일등이 되려고 아등바등 할 필요 없고, 2등 3등도 괜찮다는 얘기야. 적이 없어질거야"




은퇴없는 시니어가 되기 위한 3가지


1. 움직일수 있을때 자꾸 움직이는 습관 만들기

움직임이 더뎌지면 몸과 마음이 다운되는것은 당연하다. 괜한 세월탓 나이탓 체력탓 할 생각의 틈을 주지 않을 방법을 고민했다. 일단 내 주변을 항상 깔끔하게 하자. 부지런해지기로 했다. 식사를 하고 그릇은 바로 씻고, 화장실 청소는 몰아서 하지 않고 영역을 나누어서 조금씩 하고, 턱괴고 편히 쉬는 테이블을 없애고 걷고 쉬는 공간을 넓혔다. 그렇게 움직임의 루틴을 만들어가고 있다


2. 업앤다운이 적은 컨디션 유지하기

결국엔 내 건강! 내 컨디션이 중요하다. 주변 사람들에게 내 감정으로 불편함을 주지않고 일을 오래하고 그 속에서 다른 일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업앤다운이 적은 나의 컨디션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1달전부터 1일1식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고 몸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몸의 컨디션이 유지되다보니 기분의 높고낮음도 적어진것 같다


3. 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말고 눈치 보지 말기


나보다 어린 지인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은연중에 하게되는 말이 있다 "부럽다. 그 나이에 뭐든지 할 수 있지!!" 생각해보면, 멋 없고, 힘 없는 말이다. 그럼 나이가 들면 아무것도 못하나? 인생 다 끝난 것인가?그렇지 않다.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맞추어 스스로 한계를 정했을 뿐이다. 에이!!어떻게 해 그만해야지!! 민폐야 등 이런 생각으로 선을 그은것이다. 난 아직도 한다. 일등이 아니어도 되고 오랫동안 해왔던 잘 한 일만 할수 있는건 아니다. 세상은 넓고 내가 할수 있는 일은 많다!! 내가 갖고 태어난 조건으로 내가 할수 것들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일과 라이프를 요리할줄 아는 멋진 시니어가 되고 싶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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