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선정 100대명산 산행기 6화 삼악산
오늘 100대명산 6번째 산행지로 선택한 산은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이라고 해서 삼악산으로 불리게 된 산이다.
몇 년전쯤 한 번 오르다가 정상까지 가지 못하고 중도에 되돌아왔던 기억이 있는 산이기도 하다.
그리 험하지않고 집에서 거리도 멀지 않아서 조금 늦게 출발해도 다녀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시간계산을 잘 못한때문에 중간에 돌아왔던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여유있게 출발한 덕분에 가는길에 있는 빙폭으로 유명한 구곡폭포에 들렀다.
그런데 가물어서 물이 없어 폭포라고 할 수 조차 없는 몰골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삼악산 산행을 계획한다면 연계해서 한 번 구경하고 갈 만한 주변 명소다.
등선폭포 입구는 삼악산의 보편적인 등산로 3곳중에 한 곳이다.
다른 산들의 등산로 초입과는 달리 산길에 들어서자마자 한기가 느껴질 정도의 웅장한 협곡이 나타났다.
그 협곡의 중간쯤에 아름다운 등선폭포가 있다.
등선폭포는 수10억년 전에 모래가 퇴적되어 높은 압력과 열에 의해 굳어진 규암이 지각운동에 의해서 절리가 형성되어 만들어진 협곡에 물이 흐르면서 만들어진 폭포다.
폭포는 1,2,3등선폭포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폭포인데 여기도 워낙 가물어서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협곡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다른 폭포들도 이름값을 못하기는 마찮가지였다.
삼악산이 100대 명산에 선정된 결정적인 이유중 하나가 등선폭포인데 제대로된 폭포를 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본격적인 산행을 한다.
대부분의 산들이 오를수록 감탄사를 연발하게하는 점입가경의 스타일인데 반해서 삼악산은 초반에 절경을 보고 오를수록 삭막해지는 느낌의 산행을 해야한다.
그래서 산행의 재미가 반감되는 산이기도 하다.
협곡을 지나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고 완만한 경사를 조금 오르면 그나마의 볼거리인 성터와 흥국사가 나온다.
성터는 흔적도 없고 절이라고 하기보다는 암자라고 해야 할 만큼 초라한 흥국사는 쇠퇴해가는 나라를 일으키기 위해서 지어진 절이라는데 인적도 뜸하고 경내는 잡초가 점령을 해서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그 절마당 한켠에는 사라져간 나라를 상징이라도 하듯 수백년된 느티나무 아래 작고 초라한 그러나 제법 오래된듯 한 탑 하나가 버려진듯 서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세워진 안내판에 의하면
'춘성군 신북면 발산리에 있던 부족국가적 형태의 맥국이라는 나라는 오랫동안 평화로운 국토를 지켜오다가 적의 침공을 받자 천혜의 요새인 삼악산으로 궁궐을 옮기고 적과 대치하였으며,894년경에는 궁예가 왕건을 맞아 싸운 곳으로 '왜데기'라는 곳에서 기와를 구워 궁궐을 짓고 흥국사라는 절을 세워 나라의 재건을 염원했다고 전하며,당시 궁궐이 있던 곳을 지금도 대궐터라 부르고,기와를 구웠던 곳을 '왜데기'라고,말들을 매어 두었던 곳을 '말골',칼싸움을 했던 곳을 '칼봉',군사들이 옷을 널었던 곳을 '옷바위'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흥국사를 지나면 아주 가파른 오르막이 계속된다.
그리고 삭막한 데크계단을 지나고 나면 다시 극심한 돌계단이 나온다.
333돌계단이라는 이름의 계단으로 아마 계단이 333개인 모양이다.
지루하게 돌계단을 오르고 나면 큰 초원이라고 이름 붙여진 평지가 나온다.
그런데 평지도 그리 넓지 않고 초원이라기 보다는 소나무 밭이다.
등선폭포를 이루고 있는 절경의 아랫쪽에 비하면 정말 초라하기 그지없는 풍경의 연속이다.
큰초원에서 다시 거친 급경사를 조금 오르자 삼악산의 정상인 용화봉이 나왔다.
높이가 654m인 용화봉은 워낙 초라해서 지난번에 올랐을 때는 정상인 줄도 몰랐었다.
등선폭포 덕분에 100대 명산 반열에 오른 정상인 셈이다.
아무튼 그나마 위안이 되는건 의암호를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상에서 거의 유일한 조망인 의암호 전경이다.
제법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그나마 날씨가 흐릿해서 실망 스러워움을 안고 하산길에 들었다.
하산은 상원사쪽을 택했다.
올랐던 등선폭포쪽 등산로가 가파르기는 하지만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어서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면 상원사쪽 하산길은 거친 암봉길에 등산로 정비도 제대로 되어 있지않아서 까다로운 하산길이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등선폭포쪽의 무미건조한 산길 보다는 훨씬 스릴도 있고 간간히 나오는 의암호 조망점과 바위틈에 뿌리내리고 자란 다양한 수형의 소나무들이 산행의 묘미를 더해주고 있었다.
삼악산의 상원사는 흥국사보다는 형편이 조금 더 나아보이기는 했지만 워낙 높이 올라와 있어서 열악하기는 마찮가지인듯 했다.
아무튼 상원사라는 절 이름은 가장 유명한 오대산의 상원사를 비롯해서 전국에 많기도 한것 같다.
상원사에서 600m쯤 내려서자 하산완료 지점인 삼악산 의암호 주차장이 나왔다.
정상에서 거리로는 2.1km, 시간으로는 1시간쯤 걸렸지만 수직에 가까운 암릉길이라서 스릴은 있지만 제법 힘든 코스였다.
삼악산은 정상인 용화봉과 등선봉,청운봉등 3개의 봉우리가 있으며 상원사쪽과 강천교쪽 그리고 등선폭포쪽등 3개의 대표적인 등산로가 있다.
*산행코스:등선폭포 ㅡ흥국사 ㅡ작은초원 ㅡ큰초원 ㅡ정상 ㅡ전망대 ㅡ상원사능선 ㅡ상원사 ㅡ상원사주차장
ㅡ2014.07.13.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