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행복한 순간!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9 - 리투아니아 트라카이

by 류광민

어떤 호수가 가장 아름다울까?

트라카이는 리투아니아를 대표하는 보석 같은 관광지이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니우스에서 차로 한 시간 가량 가면 도착할 수 있다. 트라카이에는 여러 개의 호수가 있고 그 호수들 중 Galve 호수에 예쁘고 작은 트라카이 성이 위치하고 있다. 트라카이 시내에서 약간의 음식물들을 정비하고 오느라 계획보다 시간이 지체되었다.

어느덧 점심시간 때가 되었고 일요일이어서인지 길가 무료 주차장에는 빈자리가 없다.

트라카이 성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캠핑카가 주차할 수 있는 유료 주차장을 찾아 주차를 하였다. 대부분 무료 주차장을 이용해 왔기 때문에 유료 주차장에 주차를 하게 되면 부담감이 든다. 유명 관광지에서는 무료 주차장 이용이 쉬운 것이 아닌 것이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래서 정박은 하지 않고 낮 주차만 하기로 하였다. 1년간의 긴 여행에서 무료 주차장 이용으로 절약한 예산도 꽤 큰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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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카이 성으로 가는 호수가에는 호수를 바라다보는 분위기 있는 식당들과 호수를 돌아보는 요트들이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요트는 한 가족이나 팀만을 태우는 것도 있고 여러 관광객을 모아서 출발하는 것도 있다. 성 쪽으로 다가 갈수록 요트 탑승을 권유하는 포스터나 호객꾼들이 많아진다.


나 : “우리도 한번 타볼까?”

아내 : “성에 다녀와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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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안은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다. 그런데 박물관이 성내 건물을 활용해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위로 아래로 왔다 갔다 해야 한다. 매표소에서 우리는 한참이나 망설인다. 아내 다리가 아직 아프기 때문이다.


‘무리하면 안 되는데... 어떡하지. 그래, 건강이 먼저지. ’


모스크바부터 지금까지 3주가량 매일 10km에서 15km 정도를 걸어서 며칠 전부터 아내 다리에 무리가 온 것이다. 조금조금 쉬어가면서 여행을 해야 한다. 다리에 적응 시간을 주어야 하니까.

아무리 즐거운 여행이라고 해도 여행이 일상이 되면 또 하나의 생활인 것이다. 지금 기존의 일상과 다른 일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우리 몸이 적응해야 할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일지 모른다. 모든 것을 다 보겠다는 욕심부터 버리자. 우리 몸이 허락하는 한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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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트라카이 성 주변을 산책하기로 하였다. 성은 크게 두 개 구역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한쪽은 군사용 목적이 강하고 한쪽은 종교적 목적을 위한 공간처럼 보인다. 관광객들이 두 성을 연결하는 다리로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보인다.

성곽을 따라 난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호수 그리고 그 호수를 천천히 떠다니는 요트와 유람선들이 여유로워 보이고 아름답다. 따뜻한 햇빛이 비치는 맑은 호수와 호수 안의 작은 성 그리고 요트. 이 처럼 완벽한 풍경화를 만들어내는 조합이 어디에 있겠는가!

우리와 같이 산책하는 사람들이 적어서 인지 몰라도 매우 한가롭고 평화로운 산책로이다. 호수 물이 찰랑거리는 나무 밑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사람 시선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오리를 한참이나 쳐다본다. 성으로 들어가기 위해 넘어야 하는 다리 위에서 호수를 내려다보니 물아래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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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따뜻한 오후가 되고 있다. 호수가 선착장으로 돌아오니 젊은 여자들이 비슷한 옷을 입고 단체 사진을 찍는다. 관광객들이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니 기꺼이 함께 사진을 찍는다.


모두 다 행복한 순간들이다.


우리는 어느 틈에 요트 탑승을 권유하는 사람들의 유혹에 대한 아쉬움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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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카이의 동화 같은 호수와 행복한 사람들을 뒤로하고 발트해 3국의 마지막 밤을 보낼 Veisiejai 공원으로 향한다. 트라카이에서 폴란드로 넘어가는 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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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마지막 밤을 내어준 Veisiejai 지역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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