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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유 Sep 30. 2024

내 말을 안들어처먹는다고!

남편에게 쓴 쪽지

남편이 엄청 화가 나서 퇴근했어요.


"내가 그렇게 말을 여러 번 했는데도 안들어처먹잖아!"


협력업체가 뭔가 일을 엉망으로 하나 봅니다.

그런데 책임자는 남편이라서요. 곤란한 상황이에요.

이제 와서 협력업체를 바꿀 수도 없고 중단할 수도 없더라고요.


이런 일이 너무 자주 있어요.

내 잘못이 아닌데 내가 책임져야 할 상황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너무 스트레스거든요. 내가 의도한 바가 절대 아닌데, 나도 피해자인데!


상투적이고 흔한 말들이지만 실제로 흔하게 들어보진 못합니다. 분명히 힘이 될 거예요.


출근하는 남편에게 쪽지 한 장을 주었습니다.

내가 엮여있어도 제삼자로 입장을 전환하면 조금은 릴랙스가 돼요. 멀리 볼 수 있게 돼서요.

방법이 없는 일에 걱정해서 뭐하겠어요. 당장에 해법이 생길 리 만무하잖아요.

그럴 바엔 나 자신을 더 돌보죠.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건 사람 문제 같아요.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사람이 힘들어서 관두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남편이 사람 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온 날엔 아낌없이 욕을 해줬답니다. 가끔은 아주 오버해서 화를 내죠. 

말미에 붙여야 되는 게 있어요. 

"뭐 그딴 게 다 있어! 당장 때려치워!"


흐르고 끝나는 말과 달리 두고두고 곱씹을 수 있는 글을 써보자

여러 가지 공감의 방법

내 편이 되어준다는 건 정말 큰 힘이에요. 공감이 해결책이 될 순 없어도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 있는 에너지를 줄 순 있거든요.

위처럼 동의를 전제로 한 감정 어필도 좋은 방법이고요.

"맞아, 그렇지"라고 가볍게 동의하는 표현이 가장 일반적이죠.

아이들한테는 "그랬구나"가 잘 통합니다.

기타 방법으로는

감정을 대신 말해주기: "속상했겠다." "정말 좋았겠네!"

위로해주기: "괜찮아?" "내가 옆에 있어줄게"

응원해주기: "힘내" "잘될거야" 

칭찬해주기: "힘들 텐데 잘 이겨내고 있는 거 같아. 배우고 싶다"

나의 경험 말하기: "나도 그런 적이 있었는데 정말 힘들었었어"

접촉하기: 등을 토닥이거나 쓰다듬어준다.

공감이 안되면 여지 남기기: "그럴 수도 있겠다" 라며 감정 존중해주기


반응의 형태가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때론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 때가 있으니까요. 


아무튼 일이 잘 안풀리는 남편에게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면 남편의 출근길을 노려보세요.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에 큰 동력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힘을 줄 필요가 없다면 평소 말로는 못했던 진심을 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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