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에서 10년을 살다 보니 소중한 이웃들이 많이 생겼어요.
하지만 아이들 돌보느라 바쁘다 보니, 이웃들과의 인맥 관리(?)가 조금 부족할 때도 있죠.
엘리베이터에서 가끔 마주치며 안부를 주고받는 이웃이 한 분 계신데요,
저희 아이들이 인사를 그렇게 잘한다며 칭찬을 많이 해주세요.
어디서 나시는 건지 가끔 제철 채소들을 한가득 갖다 주시거든요. 저도 감사한 마음에 과일 같은 걸로 보답을 하려 하지만, "애들이 몇인데 애들 먹여야지 날 주면 어떡해요"라며 한사코 거절하시곤 해요.
저도 방법이 있죠.
얼마 전에 내향적인 이웃이 외향적인 이웃동생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은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며 저에게 조언을 구했어요. 피치 못할 사정으로 도움을 받게 됐는데 인사 타이밍을 놓쳤다는군요. 감사인사에 타이밍이라는 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쪽지를 권하고 몇 줄 도와주었는데, 그걸 계기로 둘은 더 가까워졌답니다. 지금은 낯도 가리지 않고 잘 지내요. 처음에는 혹시 무례해 보이지 않았을까 어찌나 걱정을 했던지요.
보통 "답례"라고 하면 결혼이나 돌잔치 답례품을 떠올리지만, 우리 일상에서도 답례를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습니다.
특히 좋은 이웃과 더 가까워지고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답례는 꼭 필요한 덕목이죠.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웃에게 도움을 받은 적이 한두 번쯤은 있을 거예요. 꼭 물질적인 것이 아니어도 진심을 담은 답례는 그 관계를 유장하게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아주 작은 성의라도 예의를 갖춰 고마움을 전한다면, 보다 끈끈한 사이로 발전함은 물론 주고받던 버프도 지속성이 생길 거예요.
이런 글, 카카5톡으로 해도 되죠? 됩니다.ㅎ
다만 직접 손글씨로 쓰면 전달력 5배 상승, 나란 인간을 기억에 남길 확률 10배 상승.
생각해 보세요.
김밥을 많이 싸게 돼서 이웃에게 드린 다음 날, "덕분에 우리 가족이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감사해요!"라고 적힌 쪽지가 문에 붙어있다면, 그분의 마음이 더 크게 느껴지지 않겠어요?
이렇게 답례는 단순한 감사 전달을 넘어서서 관계의 발전에 기여하고 우리 일상을 훨씬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죠. 무거운 짐을 들어주거나, 어떤 일에 대한 조언을 해주거나, 어떤 감사함을 받았다면 응당 그에 대해 예의를 갖추는 것, 그것이 인간의 도리가 아닐까 합니다.
말로만 때우기에 아쉬운 고마움이 있을 때, 한 줄 한 줄 마음을 담은 손글씨 쪽지 한 장 써보시면 어떨지요. 완연하게 전해지는 마음의 쪽지가 여러분을 한층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줄 거라 생각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