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험 100% 실화예요?
요즘 시험기간이네요.
벌써 끝난 학교도 있을 테고, 한창 시험 중인 학교도 있나 봐요. 우선, 전국의 모든 학생 여러분!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길 바라겠습니다. 긴장하지 마시길.
저는 시험을 앞두고 공부를 안 해서 매우 긴장상태인 고등학생 딸에게 응원의 쪽지를 쓰다가 자꾸 기승전잔소리가 되어서 쓰다 말았어요.
그래서 부적을 만들었습니다.
몇 년 전에 딸아이가 생애 첫 시험을 치를 적에 많이 불안해했었는데, 그때 부적이 효험이 있었거든요. 등굣길에 주머니에 넣고 만지작만지작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혔더라고요. (저 무당 아닙니다.) 필시 우연이지만, 과학 부적만 만들었었는데 과학 점수가 제일 잘 나와서 저도 흠칫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다음날, 두 장을 더 만들었더랬죠. 친구들이 부탁했다 해서요. (저 무당 아닙니다.)
점집을 가본 적은 없지만요, 드라마에서 자주 만나는 소재라 어떤 느낌인지 대강 알아요. 부적을 원하는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을지도 대충은 짐작이 되더라고요. 저는 일개 중간고사 때문에 만든 부적이지만, 수능을 앞둔 수험생이나 고시생에게 부적은 남다른 의미가 있겠죠. 비단 시험만이 아니고요. 무언가 간절한 마음이 있을 때, 잘 될 거라는 희망고문보다는 이게 좋댄다 하는 그 무언가를 손에 쥔다면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지지 않을까요?
뭐, 여기서 얘기하는 부적이 정말로 용하다는 신당에서 큰돈 주며 만든 그런 건 아닙니다만, 부적이 갖고 있는 의미로 봤을 때 나도 너와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어필할 수 있는 매개체로도 효용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받는 사람에게 응원과 공감, 나의 바람을 동시에 줄 수 있는 가벼운 선물이죠. 뒷면에 격려의 문구나 짧은 메모를 적어 함께 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
지갑에 넣기 좋게 조그맣게 만들었어요. 며칠 뒤 버려질 테죠. 상관없습니다~ 시험 끝나면 필요 없는 거거든요. 기념 삼아 남겨둘 수는 있겠지만 이런 부적 언제든 또 만들어준다지요.
제작시간 3분.
준비물: 노란 종이, 빨간 싸인펜
1. 부적에 쓸 글을 정한다.
2. 세로방향으로 납작한 글씨체로 쓰거나, 글자마다 획이 휘어지게 크게 쓰거나 하여튼 써본다. 끝.
<예시문구: 행운이당신과. 키커지는마법. 비비디바비디부. 하쿠나마타타. 돈벌면나줘라. 건강하세요. 김철수대박. 퇴사기원. 나랑결혼할놈.>
친한 친구에게 주는거라면 적당히 비꼬는 문구는 괜찮습니다. 어차피 서로 웃자고 주는 쪽지니까요. 너무 진지하지 않아도 돼요. 가볍게 삽시다.
공부는 스스로의 몫이지만, 그 과정에서 누군가 나를 응원해 준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큰 힘이 될거예요. 제 딸이 그랬던 것처럼요. 마음이 긴장되고 불안할 때 작은 부적 하나로도 위안을 받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일 아닐까요? 효험 100%지요.
마음을 전하는 일이 꼭 근사해야 할 필요는 없죠. 일상 속 소소한 표현들이 얼만큼 쌓이냐에 따라 둘 간의 거리가 정해지는 겁니다.
이번 시험 부적의 효험이 어땠을지는...다음 시간에...♪♪ending so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