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생에 마지막으로 짓고 1년 남짓 살았던 집은 방이 두 갠데 화장실도 두 개다. 그가 병원에 있던 어느 날이었을까. 아님 아직 그가 입원하기 전 몸이 아프다 해서 보러 온 날이었을까. 이제는 그 날이 언제인지도 확실치 않은 어느 날 그가 했던 말.
글쎄, 내가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앞이 안 보이더라구. 화장실에서 나오려는데 문이 어딘지 알 수가 있어야지. 늬 아빠는 어디 갔는지 불러도 불러도 오지를 않고. 내가 한 시간이나 화장실에 갇혀 있었어.
몇 차례 들었던 이 말이, 그가 살던 집 화장실에 들어갈 때마다 어김없이 떠오르곤 한다.
아픈 아내를 아부지가 혼자 뒀을 리 없고 어쩌면 혼곤한 사이에 꾸었던 꿈같은 기억일지 모르지만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았던 공간에서 혼자서 갇힌 듯한 느낌에 오래 시달렸다는 그 감각만은 사실이었을 것이어서. 그때 그 느낌이 그의 고통, 그의 외로움, 그의 두려움이었을 것이어서.
그의 집 두 개의 화장실 어디든 그 문을 열고 들어가 닫힌 문을 볼 때마다 그 때 그 순간 그의 마음으로 훅 들어가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