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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어둠속의 대화 & 두레유에서 뮤즈와의 대화를 통해

보이는 것 그 이상을 보다

by 이은영

#1.

오늘의 우린 서로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 나조차 1분 전 페이지와 다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상대도 나에 대해서 알 것이라 기대하지 않을 때 모든 게 뜻밖의 선물이 된다. 이를 체험하니 너는 나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네가 아닌, 그만큼이나 기억하네로 생각이 전환됐다. 이로써 서운함을 감사함으로 바꾸는 삶의 기술을 습득했다.

#2.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를 많이 알게 된다는 것은 착각이고 교만이다. 어제와 달라진 오늘의 우리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알아가야 하는 이유다.모성애를 최고의 사랑이라 칭하는 이유도 모든 인간이 그러한 사랑을 갈망하고 그리워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다만, 부모와 같이 절대적 희생과 헌신을 기대하며 자신의 결핍을 채워주길 요구하는 것은 착취적 관계로 변질되기 쉽다. 서로의 안녕을 꿈꾸는 친구로서 함께 응원하고 믿어주는 존재로 곁에 있는 것이 건강한 관계다.

#3.
우리 안에는 어린아이가 있으므로, 엄격한 잣대를 내려놓고 서로 안아줌으로써 더 큰 삶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닮은 듯 다른, 다른 듯 닮은 친구를 만나 배웠다. 누군가에게는 쉬운 일도 누군가에게는 어려운 일일 수 있음을,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상황도 누군가에게는 낯선 경험일 수 있음을, 때론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할 수 없어 못 하는 것일 수 있음을 서로가 포용하면 인생 여행길을 함께 걸을 수 있다.

#4.
확실하지도 않은 미래의 일을 미리 걱정하고 두려움에 단정 짓는 순간, 현재의 즐거움도 누리지 못하게 된다. 인간은 모험할 때 인생에 행복한 추억 페이지를 만들 수 있다. carpe diem 카르페디엠. 현재를 살라! 삶이 주는 선물을 만끽하자.

#5.
백 권의 책보다 한 사람의 인생에 귀 기울이는 것이 나를 더 지혜롭게 만든다. 지식은 갖추되 중독되거나 휘둘리지 않는 자가 되고 싶다. 지식을 앞세워 타인을 무시하는 사람이 되기보다, 지혜로 가득 차 사랑을 실천하는 내가 되고 싶다. 그러므로 너를 소유하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 읽고, 미래의 기대도 희망도 없이 지금의 존재 자체로 고마워하며 사랑할 것이다.
어린 왕자를 쓴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도 말했다.
사랑이란 당신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도록 돕는 과정일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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