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찰나, 기다리기」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연락하는 지인들이 제게 물어요. “너는 24시간 내내 깨어 있네”. 저는 자주 종종 꽤 너무 열심히 살아요. 해 보다 먼저 눈을 뜨고, 해가 지고 난 후에야 잠이 들어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으로 살지만, 가끔은 멈추고 싶은데 그게 잘 안돼요. 제가 자동차라면 액셀을 한 번 밟으면 절대 멈출 수 없는 ‘브레이크 없는 차’ 같다고 생각하죠.



강력하고 파괴적인 허리케인을 보라 허리케인 중심에 있는 눈은 완벽히 고요한 지점이다. 가장 빠르게 회전하는 것의 꼭대기는 완벽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 바로 당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극적인 사건과 활동을 생각해보라 어디에 고요한 지점이 있는가? 어디에서 폭풍의 눈을 찾을 수 있는가?


인(YIN) 요가 자세를 도전적으로 충분히 길게 유지하며 극적인 사건의 중심에서 고요한 지점을 찾는 수련을 한다. 움직이고자 하는 욕구가 점차 더 커지고 마음은 계속 말을 하지만 폭풍의 눈을 찾을 때까지 지각하며 호흡을 이어간다. 바람은 여전히 주위에서 미친 듯 불지만 우리는 고요해진다.


책 <인요가 철학과 수련>, 버니클락



자동차에 브레이크가 없으면 위험하듯, 우리 몸도 쉬지 못하면 불균형이 찾아와요. 과거에 제가 그랬어요. 편두통으로 머리가 늘 찌릿찌릿하고요. 자려고 누워도 머릿속이 해야 할 일, 했던 일에 대한 아쉬움으로 가득 차요. 자주 신경외과에 가서 자주 편두통약을 먹어도 나아지지 않았어요.


요가를 수련하고 나누며 알게 된 점은 우리 몸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부교감신경을 잘 돌봐야 한다는 거였어요.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을 둘러보세요. 해가져도 꺼지지 않는 도시의 불빛, 24시간 울리는 휴대폰, 늦은 밤 군침 돋게 하는 배달 음식 등 몸의 액셀 역할을 하는 교감신경이 좋아하는 것으로 꽉 차 있어요. 몸은 처음에 말을 걸어요. “쉬어가자”, “한숨 자고 가자”. 점차 크게 목소리도 내죠. “몸이 아프네”, “마음이 힘드네”하면서요. 하지만 우리는 잘 들어주지 않죠. 즐겁고 자극적인 것으로 가득 찬 세상의 목소리를 따라가요. 어느 날 깨닫게 되죠. “이대론 못살겠다.”


저도 그랬어요. 사는 게 죽을 맛인 거예요. 잘 살고 싶어서 인요가를 수련하게 되었어요. 요가 동작은 1시간에 7-8개로 부담이 없고요. 동작을 만든 후에는 눈을 감고 가만히 멈춰 서서 기다려요. 처음에는 생각이 머리를 꽉 채우죠. 움직이고 싶어서 좀이 쑤시기도 해요. 그렇게 10분, 30분… 서서히 두 눈이 감기고요. 몸이 고요해져요. 수업의 끝에는요 일어나고 싶지 않아요. “아 이대로 잠자면 너무 좋겠다.” 푹 쉬고 나니까 눈이 반짝이고,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콧노래를 흥얼흥얼 부르게 돼요. 집에 가는 길에는 도보에 우뚝 선 나무도 보이고요. 맑은 하늘 콧등을 스치는 계절의 향도 느껴져요. 아무것도 안 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내 몸과 마음은 충분히 재충전을 했어요.


여전히 브레이크 밟는 게 익숙하지 않아요. 하지만 꽤 종종 빠른 걸음을 알아차리고 멈춰서 한숨 깊게 들이쉬고 비워요. 그 찰나의 기다림이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큰 위로가 돼요.


너무 빨리 달려가는 나에게, 여러분께 말해주고 싶어요. “쉬어가도 괜찮아요.”




작가의 이전글 「날 미소 짓게 하는 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