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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여희
Feb 09. 2024
더하고 빼는 시간
의미 없는 시간들을 서서히 빼나 간다.
실로 '안녕'함이 궁금한 건 아니었던, 다른 이의 근황을 묻는 얄팍했던 시간.
사진 속 다른 이 어깨에 메인 가방을 확대해서 보던 점잖지 않던 시간.
누군가를 은근히 돌려 깎기 하며 평가하던, 무례했던 시간.
연예인의 사생활을 걱정하던, 그리고 이웃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부질없는 시간.
남의 집 살림 규모를 셈해보던, 비루한 때.
다른 이의 말을 끊고 내 이야기하는 데만 열을 올리던, 눈치 없던 시간.
실은 애쓴 적도 없으면서, 안 되는 이유만 늘어놓던 비겁했던 시간.
나아지는 건 하나도 없는데 무턱대고 절망하던,
어쩔 수 없는 시간.
타고난 재능이 없음을 탓하며, 시작도 하기 전에
발을 빼던 나약한 시간.
그동안 참 헛된 일에 마음을 쏟고 시간을 흘려보냈구나... 우린.
실로 가진 게 많았었지만 그런 지도 모르고
쓸데없는 시간을 허비하며 살았던 날들을
이제야 깨닫는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100세 시대이니, 지금 마흔에라도.)
대신, 더해본다.
올곧게 내딛는 한 발자국, 발 끝의 감각에 집중하는 시간을 더해보자.
얄팍한 호기심으로 묻던 근황 대신 진심 어린 안부를 묻는 여유를 잊지 말자.
다칠 새라, 바닥에 놓지도 못하던 명품 가방 대신 에코백 속 안 책들로 허한 마음을 채워 넣자.
무례하게 평가하는 시간 대신 내 안의 에너지들에
안부를 묻자.
다른 이의 입 모양을 들여다보고 더 많이 듣기로 하자.
남을,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삼는 대신, '그렇구나', '그랬구나' 다독여주자.
때론 생각 없이 무턱대고 움직여볼 필요도 있어.
잡념 대신 동력을 더하자.
절망하고 슬픔에 빠지는 건, 당연한 일이지.
그럴 땐 잠이라도 청해보자. 몸에, 일단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허락하자.
주저앉아있기만 하다 보면 발만 절인다.
발이라도 주물러보자. 발가락 사이사이, 손가락을 끼워 넣어 조물조물하자. 생각보다, 상상 외로, 아플 것이다.
지속성은 결국 널 뛰게 할 거야. 그리고 나를.
무의미할 것 같은 시간들을 차근차근 더하고 모으자.
그러다 보면, 어느덧!
기대해 보자.
희망을 놓지 말자.
#일상
#재활
#마인드컨트롤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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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ch Book
살기 위해 , 시간들을 모읍니다
02
온전한 나로, 담대해지기로 결심하는 시간
03
일단 먹고 시작합시다
04
더하고 빼는 시간
05
걷고 뛰고 오르는 시간
06
무턱대고 주사위를 굴려보는 때
살기 위해 , 시간들을 모읍니다
김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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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목차 보기 (총 30화)
김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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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난임생활
저자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적당히 애쓰며 살기. 오롯이, 행복하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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