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팬티바람 Aug 12. 2024

어찌 됐든 항암

지긋지긋한 소세포폐암

소세포폐암의 항암은 약제가 다양하지 않고

표준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있다.

또한 장점 중 하나는 약빨이 잘 받는다는 것이다.

다만 반대로 재발이 빈번하다는 것이고.


약빨을 받으신 건지 3회 차까지 받으셨고

큰 문제없이, 혹은 이겨내고 계신 건지

꾸역꾸역 시기를 넘어가고 있다.

부쩍 말이 많아지셨다.

병원 사람들과도, 통화도, 그리고 나하고도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으신 걸까.

그러다 결국 헉헉거리면서 그날 체력 끝.

시계는 숫자일 뿐 주무셔야 한다.


폐암 이란 질병 속 일련의 과정 안에

그저 침통한 슬픔보다는

미약하게나마 '인정'과 '극복'을 배워가고 있다.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닌,

최선을 다해 살아내고자 하며 그 안에서

잘한, 혹은 잘해준 사람에게 더 잘하고

잘하려 하고 있다.


무언가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은 오래 걸린다.

다만 깨닫기까지

소중함은 당신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늦었다싶어도 시치미 떼고 잘하자.


이전 06화 대머리 엄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